“금리인상 여파 이 정도일 줄은”…1년간 부동산 거래·집값 ‘뚝’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5. 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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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파트 실거래가 최대 하락
전셋값도 약세 거래 부진
1·3 대책 후 가격·거래량 회복세
“급격한 시장 반전은 어려워”
반포한강공원에 얼어붙은 고드름 뒤로 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마치 지난해 부동산 상황을 보여주는 듯하다. [매경DB]
전 정부 시절 끝을 모르고 치솟던 집값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반전됐다. 현 정부 1년 동안 부동산 시장은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등에 급격한 하락일로를 걸었다.

매수심리는 얼어붙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극심한 거래절벽이 이어졌다.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8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첫째 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1년 새 12.50% 하락했다. 서울은 10.94% 하락했고, 경기와 인천도 16.47%, 17.04% 떨어지면서 수도권은 14.83% 하락했다. 비수도권은 10.22% 떨어졌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에만 7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불과 1년여만에 기준금리가 3.0%포인트 오르면서 과열됐던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식었다.

실거래가 하락 폭은 더 컸다. 작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한국부동산원 자료)는 연간 22.43% 하락했다. 2006년 실거래가 지수 조사가 시작된 이래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인 2008년(-10.21%)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낙폭이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도 지난해 5월부터 하락 전환해 지난해 17.24% 떨어지며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셋값도 약세를 보였다. 2020년 8월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2법’이 전격 시행된 후 급등했던 전셋값은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감소와 월세 전환 등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깡통전세와 역전세난 부작용이 확산했다.

주택 전셋값(한국부동산원 자료)은 지난해 전국이 5.56%, 서울은 6.55% 떨어졌다. 각각 2004년(-5.84%, -7.80%) 이후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로 돌아섰지만,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급매’가 아니면 팔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2021년 11월 둘째 주 100.9를 마지막으로 올해 5월 첫째 주까지 1년 6개월간 기준선인 100 이하에 머물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3 대책 후 점차 회복세…“단기간 반전은 어려워”
정부의 ‘1·3 대책’ 발표 이후 최근 들어 거래량과 집값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1월 첫째 주 71.5였으나 5월 첫째 주에는 81.1로 상승했고,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같은 기간 64.1에서 76.2로 올랐다.

집값은 아직 하락세지만, 낙폭은 둔화하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값은 4월 둘째 주부터 4주 연속 하락 폭이 감소하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도 1·3 대책 이전인 작년 12월 마지막 주에는 한 주 낙폭이 0.76%였으나, 대책 발표 이후 낙폭이 차츰 줄어 5월 첫째 주에는 0.09% 떨어지며 하락 폭을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가 효과를 냈다고 평가하면서도, 단기간 상승 반전하는 상황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시중 통화량 자체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경제성장률 둔화 등 악재가 있어 기술적인 반등은 나타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 문제가 안정된 만큼 하반기 들어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1·3 대책으로 규제 완화 시점을 앞당겨 시장 연착륙을 유도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금리 이슈가 안정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표가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수도권 등은 상승 반전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비수도권에 대해서는 미분양 물량이 적잖이 남아있는 데다 수요자 관심이 수도권에 쏠리고 있어 올해 상승세로 시장 분위기가 반등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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