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동업자 암매장·시신 꺼내 지장 찍은 女…'징역 30년' 확정

= 서울 서초구 대법원. 2015.8.20/뉴스1

함께 주식에 투자해온 동업자를 살해한 뒤 암매장한 40대 여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살인, 사체은닉,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4월 부산 금정구의 한 주차장에서 동업자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경남 양산의 한 밭에 묻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씨는 2013년 인터넷 주식 카페로 알게 된 A씨와 주식 정보를 공유해왔고 4년 후에는 함께 주식 투자 사무실을 차렸다.

A씨는 자신의 투자금 중 약 1억원이 이씨의 생활비로 쓰였던 사실을 알게 되자 이씨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당장 변제할 능력이 없어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했지만 A씨는 "당신 남편을 만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A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시신을 은닉할 장소를 물색했다. 이씨는 경남 양산의 한 토지 소유자에게 "나무를 심으려고 한다"며 허가를 얻었고 범행 며칠 전에 포크레인 기사를 불러 구덩이를 팠다. 범행 다음날 새벽 이씨는 시신 위에 덮여 있던 흙을 제거하고 A씨 엄지에 인주를 묻혀 위조된 주식계약서에 지장을 찍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은 "범행 동기가 불량하고 계획적이기는 하나 수법이 잔인·포악한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징역 30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보고 징역 30년을 확정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