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마저 ‘대우’ 뗀다… 건설·車에서만 명맥

박정엽 기자 2023. 5. 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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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품에 안기는 대우조선해양이 8일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23일 임시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의결되면 과거 대우그룹에 속했던 회사 중 '대우'라는 이름을 쓰는 회사는 대우건설(구 ㈜대우 건설부문), 타타대우상용차(구 대우차 트럭부문), 대우산업개발(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 등으로 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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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에 인수돼 ‘한화오션’으로 변경

한화그룹 품에 안기는 대우조선해양이 8일 이사회를 열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는 등의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오는 23일 임시 주총에서 해당 안건이 의결되면 과거 대우그룹에 속했던 회사 중 ‘대우’라는 이름을 쓰는 회사는 대우건설(구 ㈜대우 건설부문), 타타대우상용차(구 대우차 트럭부문), 대우산업개발(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 등으로 줄게 된다.

그래픽=정서희

1960년대 고 김우중 대우그룹 명예회장이 대우실업을 창업하며 출발한 대우그룹은 1998년에 계열사 41사, 국내외 직원 35만명, 자산총액 76조7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로 현대그룹에 이어 재계 2위의 위상까지 올랐다. 인기경차 ‘티코’와 튼튼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탱크주의’ 전자제품 등은 아직까지도 회자된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라는 김 회장의 자서전처럼, 대우그룹은 일찍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한국경제에 신선한 자극을 줬다.

대우그룹 출신의 인재들은 재계 곳곳에 포진해 있다. 최근 경영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대우차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되며 유명해졌고,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대우경제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을 이끈 정인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은 김 회장 비서실 출신이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이끄는 정탁 부회장은 정통 대우맨 출신으로 현 위치에 올랐다.

대우그룹은 90년대말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1999년 지주사 ㈜대우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그룹이 해체됐다.

주요 계열사가 서로 다른 기업집단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대우’라는 사명은 빠르게 사라졌다. ㈜대우의 무역 부문은 포스코인터내셔널로, 대우자동차와 대우전자는 각각 한국GM과 위니아전자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대우중공업은 건설기계, 공작기계, 철도차량, 항공 부문으로 나뉘어 각각 HD현대인프라코어, DN솔루션즈,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전신이 됐다. 대우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이 됐다.

국내에서는 대우 간판이 사라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여전히 대우라는 이름이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대우그룹 해체 후 대우의 상표권(DAEWOO, 大宇, 도형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를 바탕으로 벌어들인 브랜드 로열티 수익이 91억원에 이른다. 동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의 가전 기업 등이 대우의 지명도에 기대어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사재를 출원한 학교법인 대우학원은 아주대학교와 아주자동차대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에는 김 회장이 건립을 지원한 상경대학 건물이 ‘대우관’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대우그룹 해체 후인 2003년 인수했다가 매각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사명에도 대우의 흔적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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