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초학력 진단결과 공개…“서열화 조장”vs“학력 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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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게 한 서울시 조례에 대해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우려와 학력 신장에 도움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해당 조례안은 매년 3~4월 학교별로 진행하는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개별 학교장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기초학력보장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학습지원 대상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학부모·학생에게만 통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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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결과 공개되면 학력에 신경 쓸 것"
시교육청 "학교 기피, 평준화 흔들 것"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학교장이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할 수 있게 한 서울시 조례에 대해 학교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우려와 학력 신장에 도움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현재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는 대외적으로 비공개 대상이다. 기초학력보장법에 따르면 학교장은 학습지원 대상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학부모·학생에게만 통보할 수 있다. 교육부·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시행하는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역시 2016년까지 전수평가로 진행되다가 학교 서열화 등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며 2017년부터 표집 평가로 전환했으며, 학교별 평가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번 조례안이 시행되면 서울이 전국 최초로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공개하는 지역이 된다.
일부 교원단체는 학교 서열화를 우려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성명을 통해 “해당 조례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불필요한 학력경쟁과 사교육비를 부추길 것이 명백하기에 즉각 폐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원단체총연합회(서울교총)도 “학력진단 결과 공개를 통해 학교 간 불필요한 경쟁을 야기할 수 있다”며 “교육격차에 대해 지역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후 저하된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신장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박은희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그간 학생들의 객관적 성적이 공개되지 않으니 학교에선 학력 신장에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학교별 성적이 공개되면 학부모들이 학교를 더 신뢰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조례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 성적이 공개되면 학부모·학생들이 성적 낮은 학교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해 고교 평준화 정책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교 평준화 정책이란 고등학교 입학 시 추첨 등의 방식을 통해 교육감이 학생을 배정하는 제도다. 시교육청은 이번 조례안 시행 저지를 위해 대법원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제소)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며 “심사숙고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대법원 제소는 조례가 의결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제기할 수 있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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