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을 침몰시킨 사진작가 JR이 왔다
도시 연대기 등 140여점 선보여
신작 ‘아나모포시스 서울’도 전시
2005년 파리 교외에서 대규모 소요 사태가 일어나 경찰과 시민들이 대치했고, 이 현장을 지켰던 친구 래드 리를 JR이 사진 속에 담았다. 이 사진이 TV뉴스와 뉴욕타임스 등에 보도되면서 JR은 처음 유명세를 탔다. ‘세대의 초상’ 시리즈로 몽페르메유 지역 분노한 청년들을 기록했던 이 시기를 그는 “이 사진을 찍었을 때가 예술가가 되어야겠다 결심한 순간이었다. 파리 시장이 고소했지만 익명의 작가라 붙잡히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거리와 세계의 벽 등을 캔버스 삼아 작업해며 “도시의 벽들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갤러리를 갖고 있다”고 말하는 작가가 ‘좁은’ 미술관으로 들어오게 된 이유를 물었다. 2일 방한한 작가는 “거리에서 내 사진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간의 작업을 통해 사회적으로 변화를 가져온 과정을 기록으로 남겨서 되짚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사진이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라 말했다.
파리 외곽에서 동유럽과 튀니지 이민자의 자녀로 태어난 그는 2001년부터 거리에서 그래피티 작업을 하며, 카메라로 동료들을 찍기 시작했다. 저소득층이 사는 낙인 찍힌 지역의 청년들의 초상을 찍어 파리 전역에 사진을 붙이면서 거리의 예술가로 거듭났다. 전시에는 그가 처음으로 사용했던 낡은 삼성카메라도 전시됐다.
2006년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등에서 여러 직업 종사자를 찍은 ‘페이스 투 페이스’, 2008년부터 몰두한 베를린 상하이 등에서 노인들의 주름과 도시의 주름을 병치한 ‘도시의 주름’ 연작, ‘여성은 영웅이다’ 연작 등 대표작을 만날 수 있다. ‘도시 연대기’ 연작은 몽페르메유에서 시작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에서 이어지고 있다. 수천명의 인물 사진을 각각 찍고 하나로 콜라주해 ‘불가능한 화합’을 도모한 작업이다.
2017년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울타리 너머를 응시하는 듯한 거대한 남자아이 키키토의 사진을 설치한 ‘자이언츠, 키키토’도 만날 수 있다. 당시 한 달 동안 국경 울타리 양쪽에서는 두 나라의 수백명의 사람들이 함께 피크닉을 즐기고 음악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이 작업은 작가는 “극한의 대립과 한계라고 생각하던 것을 예술이 뛰어 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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