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A 최용우 실장 "바다숲, 연간 자동차 4만대 배출 탄소 흡수"[인터뷰]

권태완 기자 2023. 5. 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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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세계 최초로 '바다식목일(5월10일)' 국가 기념일로 지정
2009년부터 바다숲 291.82㎢ 조성…9만8000t 탄소 저감
미국·호주 등 8개국과 '바다숲 1만㎢ 복원 로드맵' 선포

[부산=뉴시스] 권태완 기자 = 한국수산자원공단 생태복원실 최용우 실장은 4일 기장군 공단 본사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다숲(해조류)은 탄소를 흡수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으로써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햇다. 2023.05.04. kwon97@newsis.com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기후 위기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리적으로 풍력과 태양열 등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녹록지 않은 한국은 바다에서 중요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공단(FIRA) 생태복원실 최용우 실장은 지난 4일 기장군 공단 본사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바다숲(해조류)은 탄소를 흡수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으로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루카본은 바닷가에 서식하는 생물이나 맹그로브 숲, 잘피 등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를 통틀어서 부르는 말이다. 블루카본의 탄소 흡수 속도는 육상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어 탄소중립의 핵심 열쇠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바다식목일(5월10일)'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해 바다숲을 가꾸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날은 육상의 식목일처럼 바닷속에 해조류를 심는 날이다. 이를 통해 바다 사막화를 막고, 탄소를 줄이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FIRA는 처음에는 바다 사막화(갯녹음 현상)를 막기 위해 바다숲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갯녹음은 암반 지역에서 해조류가 사라지고 흰색의 석회 조류가 달라붙어 암반 지역이 흰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갯녹음은 해수온 상승과 환경오염, 성게 등 해조류를 먹이로 하는 생물의 대량 번식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 발생하게 된다. 지난해 실시한 갯녹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연안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암반 면적 412.32㎢ 중 갯녹음 발생 면적은 152.71㎢이며, 갯녹음 발생률은 약 37%로 조사됐다.

이를 막기 위해 FIRA는 2009년부터 동해와 제주, 남해에는 해조류 중심의 바다숲을, 서해와 남해 일부 지역에는 잘피 중심의 바다숲을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잘피숲 조성 전(왼쪽)과 조성 후(오른쪽) 전경. (사진=한국수산자원공단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바다 사막화를 막기 위해 조성된 바다숲은 뛰어난 탄소 흡수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잘피숲의 1㎢당 탄소 흡수 능력은 8만3000t으로 산림의 1.4배에 달한다. 또 물고기 산란장과 어린 물고기의 성육장으로 해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FIRA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228개소에 바다숲 291.82㎢를 조성해 연간 9.8만t의 탄소를 저감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1대당 연간 2.4t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가정했을 때 4.1만 대의 자동차 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만큼 많은 탄소를 흡수하고 있다.

최 실장은 "바다숲 조성을 통한 연안 생태계 회복으로 해양 생태계의 종 다양성 증가, 갯녹음 해소와 제어에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해양의 탄소 흡수원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바다숲은 잠재적인 유력 후보군으로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FIRA의 바다숲 조성 사업은 전 세계적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바다숲 복원에 대한 국제적 공조를 위해 호주 등과 협력하고 있다.

또 지난 2월 호주에서 열린 '국제해조류 심포지엄'에서 미국과 호주, 칠레 등 8개국의 관련 기관이 참여해 '2040 바다숲 1만㎢ 복원 로드맵'을 선포했다.

[부산=뉴시스] 한국수산자원공단이 조성한 질피숲(왼쪽)과 대황숲. (사진=한국수산자원공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 실장은 "바다숲을 조성할 수 있는 해양 환경에 대한 조사 기술, 조성된 바다숲 관리 시스템 등은 아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호주의 바다숲 복원 가이드북(Kelp Restoration Guidebook)에 한국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실장은 조성된 바다숲을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관리하는 바다숲이 점차 늘어나고, 관리를 이양받은 지자체의 관리 미흡이 지적되고 있다"면서 "해양수산부와 FIRA는 현행 지자체 중심의 사후관리 체계를 국가와 지자체가 같이 협력해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FIRA는 바다숲이 잠재적인 블루카본으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블루카본 전문가 협의체를 운영해 바다숲이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블루카본 국제 인증'을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FIRA는 오는 10일 바다식목일에 맞춰 몇몇 대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바다숲 조성에 힘을 모을 예정이다.

최 실장은 "바다숲이 국가의 영토관리 개념에서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가꾸는 사업으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어업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won9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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