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난티 부동산 뒷거래’ 삼성생명 출신 브로커 소환

자산운용사 대표 황아무개씨 피의자 신분 조사

(시사저널=이금나 디지털팀 기자)

서울 중구 태평로2가에 위치한 삼성생명 빌딩 ⓒ 시사저널 최준필

휴양콘도 운영업체 아난티와 삼성생명 사이의 부동산 거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거래를 주선한 '브로커'로 지목된 전직 삼성생명 직원을 소환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자산운용사 대표 황아무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황씨가 아난티와 삼성생명간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황씨는 앞서 약 15년간 삼성생명에서 부동산 투자 사업을 담당했다. 2009년 아난티와의 송파구 부동산 거래를 주도해 삼성생명 측에 수백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를 받는다. 검찰은 황씨를 상대로 해당 부동산의 구체적 거래 경위와 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대가로 삼성생명 담당자들에게 뒷돈이 건네졌는지 등을 캐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재 황씨의 자산운용사에서 전무로 재직 중인 서아무개씨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씨는 당시 삼성생명에서 부동산 투자·운용 업무를 맡았다.

한편 아난티는 2009년 4월 총 매입가액 500억원 상당의 서울 송파구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최종 잔금을 납부하기 전인 그해 6월 지상 17층·지하 7층 규모로 개발 예정인 해당 부동산을 준공 조건부로 삼성생명에 되파는 계약을 맺었다. 이 거래로 아난티는 부동산 매입가의 2배에 가까운 약 97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황씨 등 브로커와 삼성생명 전 임직원이 해당 부동산을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이에 아난티 측은 그 대가로 삼성생명 관계자들에게 뒷돈이 오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당시 삼성생명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활동한 임직원을 연이어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