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자수가사···부처님오신날 앞두고 첫 공개

도재기 기자 2023. 5. 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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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불교중앙박물관, 발굴 유물 특별전
신라 불상·향로 등 선보여
국립문화재연구원, 보물 ‘자수 가사’ 최초 공개
(사)신라문화원, 법회·경주 남산 사진전 등 행사
보존처리 과정을 거쳐 일반에 처음 공개 전시되는 통일신라시대의 명품 불상인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자수가사’(보물)를 비롯해 최근 발굴된 신라시대 불교 문화재들이 대거 일반에 처음 공개된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불교문화재연구소는 경주 등 최근 통일신라시대 영역에서 발굴된 다양한 문화재를 통해 신라 불교문화를 살펴보는 특별전 ‘명작: 흙 속에서 찾은 불교문화 - 신라 절터발굴 유물 속보전’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불교중앙박물관에서 11일 개막식에 이어 12일부터 일반에 개방되는 특별전에는 통일신라시대 불교미술의 명품으로 평가받는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 등이 전시된다. 경주 황룡사지와 삼척 흥전리 사지(절터)에서 출토된 ‘청동 도장’, 군위 인각사지와 흥전리 사지에서 각각 2점씩 나온 ‘청동 정병’, 인각사지에서 발굴된 ‘손잡이 달린 향로’와 황룡사지에서 나온 향로 부속품 ‘청동 사자상’, 흥전리 사지 등에서 찾은 ‘경통’(경전을 넣는 통) 등도 선보인다.

문화재청은 “통일신라 불교미술의 명작으로 꼽히는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은 5년간의 보존처리를 마치고 첫선을 보인다”며 “인각사지·흥전리 사지에서 출토된 완형의 통일신라시대 정병 4점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불교중앙박물관은 “특별전은 경주와 군위, 삼척, 양양, 함안 등 여러 지역의 절터에서 발굴된 불교 문화유산을 총 5개의 주제로 소개한다”며 “신라의 불교문화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군위 인각사지(왼쪽)와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 각각 출토된 온전한 형태의 통일신라시대 ‘청동 정병’. 불교중앙박물관 제공
군위 인각사지에서 출토된 손잡이가 달린 향로(가운데)와 경주 황룡사지와 구황동 원지,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 각각 출토된 향로의 부속품인 ‘사자상’ 들. 조계종 제공
경주 황룡사지(왼쪽)와 삼척 흥전리 사지에서 각각 출토된 ‘청동 도장’들. 조계종 제공

특별전은 먼저 소주제 ‘기와와 전돌 - 사찰 건축의 재료’ ‘사찰의 장엄’을 통해 신라시대 사찰 건축에 사용된 다양한 형태의 기와와 전돌, 건물 안팎의 다채로운 장식을 소개한다. 이어 절터 발굴조사에서 나온 다양한 재료·크기의 불상들과 신라시대 사찰에서 사용한 생활용품을 각각 선보이는 ‘금인(金人)으로 나타나신 부처님’ ‘사찰의 일상’, 왕경 경주지역과 군위 등 지방에서 출토된 유물을 비교하는 ‘왕경의 불교문화, 지방으로 전해지다’ 등으로 구성된다.

문화재청과 조계종은 특별전과 함께 신라 사찰과 절터의 최신 조사·연구 성과를 공개·공유하는 ‘신라 왕경과 지방 사찰의 불교문화’ 주제의 학술발표회(11일), 전문가들의 특강(6월8일)도 개최한다. 특별전은 6월25일까지 열린다.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자수가사’가 일반에 최초로 공개된다. 국립문화재연구원 제공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승려 예복 ‘자수가사’(刺繡袈裟·서울공예박물관 소장)도 처음 일반에 개방된다.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대전 유성구)는 복원 중인 ‘자수가사’의 보존처리 현장을 23~25일 총 9회(1일 3회)에 걸쳐 한시적·예약 선착순으로 공개한다고 이날 밝혔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18세기 전반 착용 목적이 아니라 예불을 위해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자수가사’는 불교 세 가지 보물(부처·경전·존자)의 125개 도상을 수놓은 작품”이라며 “1979년 보물로 지정된 이후 일반에서 처음 관람하게 된다”고 했다. 무늬가 없는 흰색 비단 바탕에 부처와 보살·경전·존자를 다양한 자수 기법과 색실로 정교하고도 아름답게 새긴 ‘자수가사’는 전체가 그림으로 수놓인 유일한 가사 유물이기도 하다.

2019년부터 ‘자수가사’를 복원 중인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 ‘보물 자수가사 프로젝트: 보존과학자의 1492일’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공개행사는 직물 보존처리의 최신 정보와 명주짜기·천연염색 같은 전통 공예기술 등 보존처리 과정에 깃든 보존과학자들의 노력과 고민의 순간들을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개회 참여는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 ‘프로그램 예약하기’(craftmuseum.seoul.go.kr/progrm/list/1)에서 10일 낮 12시부터 신청할 수 있다.

신라와 경주의 역사·문화를 다양한 방식을 통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온 (사)신라문화원도 개원 3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신라문화원은 19일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30주년 기념식과 토크쇼, 혜국 큰스님의 특별 법문을 개최한다. 또 신라 불교문화 유적지인 경주 남산을 다룬 사진작품으로 유명한 안장헌 사진작가의 작품전 ‘안장헌 사진전- 경주 남산 50년사’도 경주문화관1918(옛 경주역)에서 연다. 올해는 안 작가가 경주 남산을 촬영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은 “지난 30년간 신라문화원을 아껴준 경주 시민들과 경주를 찾은 전국의 답사객·관광객분들을 위한 사은의 장이자 30년사를 정리하는 행사를 준비했다”며 “신라의 역사와 문화, 경주에 대한 더 넓은 관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원 30주년을 맞은 (사)신라문화원이 혜국 큰스님 법문, 경주 남산 사진으로 유명한 안장헌 사진작가의 경주 남산 사진전을 연다. 신라문화원 제공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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