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사자료 유출 은폐를 위한 위법한 압수수색에 배상”

수사자료를 유출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위법한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 정현석)는 지난달 21일, 금융브로커 조 모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조 씨에게 총 5,423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 조 씨에게 압수수색 과정에서 영장을 제시하지 않았고, 수사자료 유출 사실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고의로 압수물 대부분을 누락해 압수목록교부서를 작성했다”면서 “이는 수사기관이 영장청구권과 집행 권한 등의 수사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원고는 이 과정에서 사생활의 자유와 주거의 평온 등이 부당하게 침해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국가가 조 씨에게 재산 피해액 3,423만 원과 위자료 2천만 원 등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2016년 서울남부지검 소속 최 모 검사와 박 모 수사관은 조 씨의 조력을 받아 ‘홈캐스트 주가조작’을 수사했습니다.

당시 주가조작 주범이 “조 씨가 외부에 주가조작 사건의 수사자료를 가지고 다면서 수사 상황을 떠들고 다닌다”고 진술했고, 이에 최 모 검사와 박 모 수사관은 조 씨를 체포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유출된 수사자료를 회수해 파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 씨는 승용차와 휴대전화 등 자신의 소유물을 압수당했습니다.

서울고검은 2017년 감찰을 시작해 압수수색 집행 절차 등을 조사했고, 박 모 수사관은 공용서류손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등의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 조 씨는 2016년 알선수재 혐의로 징역 9년을 확정받아 현재 구치소에 수용돼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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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