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사관 항의에 中관영지 "부적절하고 근거 없는 비난" 반박(상보)

환구시보·글로벌타임스, 韓대사관 항의서한에 반박
"반중 발언 일삼는 한국 보수언론에 해야할 이야기"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중국 관영지는 주중한국대사관이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활동과 관련한 보도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쓰고 근거 없는 비난"을 했다고 항의한 데 대해 "도를 넘고 감정을 자극하는 이러한 발언은 외교 기관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며 "우리 신문에 대한 견해와 비난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8일 사설을 통해 "최근 주중 한국대사관은 윤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한 글로벌타임스가 게재한 여러 보도와 사설에 대해 이른바 '공식 항의'를 제기한 서한을 보내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매체는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인 대미 외교에 대한 가장 거센 비판은 한국 내부에서 나왔고, 통찰력 있는 많은 사람이 이러한 외교적 경향에 대해 강한 우려와 깊은 반성을 표명했다"며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사안에 대한 한국 측의 '부적절하고, 잘못되고, 위험한' 발언과 중한 관계의 명백한 부정적 추세가 아니었다면 중국 국민을 포함한 우리도 논평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측이 중국의 목소리에 극도로 민감한 점을 고려하면서 우리 매체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정세가 복잡하고 미묘한 상황이며, 한국은 정치적 지혜와 외교적 기술을 시험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모습은 '글로벌 핵심 국가'가 되겠다는 한국의 야망에 걸맞지 않게 국민들이 신뢰를 갖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특히 현재 한국 정부는 집권 이후 미국, 일본 및 기타 국가들의 지역 안정을 훼손하는 행위에 부응해 왔다. 또한 중국의 주권과 관련한 주요 사안에 대해 잘못된 발언을 일삼고 대만 문제와 같은 중국 내정에 심각하게 간섭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책임 있는 언론은 보도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주중대사관의) '항의 서한'의 문장에 동의하지만, 이 문장은 반중 발언으로 가득 찬 한국의 보수 언론에 해야 할 말"이라고 꼬집었다.

매체는 "한국 측이 단순한 항의로 오해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 아니라 더 설득력 있는 증거와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중 한국대사관은 4일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에 항의서한을 보내고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다.

당시 대사관은 항의 서한에서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며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우리 정상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매우 치우친 시각에서 객관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폄훼했다"며 "특히,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저급한 표현까지 동원하여 우리 정상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일부 내용은 언론의 보도인지조차 의심케 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만약 한국 언론이 중국 지도자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비난하는 보도를 연일 게재할 경우 중국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신중히 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최근 일련의 보도는 한중관계의 건강하고 성숙한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양 국민 간 부정적 인식을 조장할 뿐인바 귀사에서는 글의 게재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3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해 윤 대통령이 방미 전 발언한 대만 관련 발언을 비난했다.

또한 환구시보는 지난달 28일 사설에서는 "역대 한국 정부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대한 민족적 독립 의식이 가장 결여됐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방미는 그 평가를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