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안했다던 김남국, 작년 ‘가상자산 과세유예案’에 찬성표

60억원대 가상 화폐를 보유하고도 ‘가상 자산 과세(課稅) 유예’ 법안을 공동 발의해 ‘이해 충돌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작년 12월 같은 내용의 법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는 지난해 12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및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시기를 2년 간 유예하는 내용이 담긴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안건을 상정했다. 이 법안은 본회의 출석 의원 271명 중 찬성 238명, 반대 10명, 기권 23명으로 통과됐다. 그런데 찬성한 의원 명단에 김남국 의원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2022년 1~2월 모 가상 화폐 거래소에 등록된 자신의 ‘가상 화폐 지갑’에 위믹스 코인 80만여 개(최고 60억원 어치)를 보유하다가, 그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했다는 본지 보도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앞서 김 의원은 2021년 7월 코인 등 가상 자산에 대한 과세를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9명과 공동 발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2022년 1월 시작되는 가상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1년 뒤로 미루자는 내용이었다. 해당 법안은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묶은 개정안으로 국회를 통과하면서 가상 자산 과세가 2023년 1월로 연기됐다.

당장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서는 “가상화폐 60억원 어치를 보유한 국회의원이 가상자산 과세 유예 법안을 발의하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일”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 발의는 했지만 실제로 본회의에서 표결할 때는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실제 2021년 12월 2일 본회의에서 표결 당시 자리에 없었고, 찬성, 반대, 기권 어느 표도 행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년 뒤 2022년 12월 가상자산에 과세를 2025년 1월까지 2년 더 늦추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수정안이 본회의 안건에 올라오자 김 의원은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은 여전히 다량의 가상화폐를 보유한 상태였을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이다. 그는 위믹스 코인를 현금화했는지에 관한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믹스 코인을 다른 거래소 전자 지갑으로 이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김남국 의원 해명대로라면 여전히 다량의 코인을 보유한 상태에서 사실상 거의 같은 내용의 다른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라며 “도덕성 논란을 벗어나긴 여전히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