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수볼' 다시 한 번 "욕 많이 먹겠지만…자신감 회복이 우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칭찬보다는 욕을 더 먹을 것이고, 욕을 먹어도 성장한다면 가치 있는 일입니다."
프로축구 K리그 꼴찌라는 위기에 처한 수원 삼성의 새 사령탑을 맡은 김병수 감독은 감독직을 수락하기까지 힘든 결정이었다며 당장 빠른 변화보다는 천천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수원은 시즌 개막 이후 10경기 동안 무승(2무 8패)이라는 부진을 이어왔고, 지난 5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첫 승리를 따냈습니다. 분위기 반전의 발판은 마련했지만, 여전히 리그 최하위입니다.
수원의 8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오늘 수원삼성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감 회복'이 급선무라고 밝혔습니다. 김 감독은 "K리그에서는 누가 이겨도, 져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인데 승패에 따라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며 "여기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팀에 드리운 '패배 의식', '어두운 분위기'를 걷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김 감독은 "급진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며 "크게 변화를 준다고 효과도 크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패배 의식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경기력은 단번에 바뀌지 않는다"면서도 "선수들이 훈련에서 즐거움 느낀다면 경기에 몰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찾겠다"며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부담 없이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울러 김 감독은 "수원은 저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며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면 미련스러운 일"이라며 "지금은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전술을 강요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술적인 변화는 없겠지만, 스타일을 만드는 건 가능하다"며 "천천히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17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된 이병근 감독에 이어 수원의 지휘봉을 잡게 된 김 감독은 어제 선수단과 상견례도 가졌습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하자고 했다"고 당부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축구를 잘하고 못 하고는 둘째"라며 "매번 이길 수는 없다. 중요한 건 팀원들이 한데 뭉쳐서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면서 집단이 성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병수 감독은 2017년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았고 이듬해 강원FC 사령탑에 임명됐습니다. 이후 공간에 집중하며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하면서 이른바 '병수볼'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다만 일각에서 강원FC에서 경질된 감독이 다시 수원 감독을 맞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오는 데 김 감독은 "맞는 말"이라면서도 "사람 일은 모른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번 실패했다고 인생에서 낙오되는 것은 아니고, 잠시 잘했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니"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해서 비판을 불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감독은 오는 10일 10위 전북 현대(승점 11)와의 홈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릅니다. 공교롭게도 전북 또한 성적 부진으로 김상식 감독이 물러나고 김두현 코치가 대행으로 팀을 이끄는 만큼 1승이 절실하긴 마찬가집니다. 전북전에 대해 김 감독은 "아직 준비하고 있다"며 "일단 축구는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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