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 무선급전기술 국제표준 제정 추진

IEC워킹그룹 첫 회의... 한국이 주도
국제 표준 제정 작업 추진은 철도분야 국내 최초

우리나라가 주도한 철도 무선급전기술이 국제 표준 제정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철도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기술이 국제 표준 제정을 위한 작업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은 9일과 10일 관련 국제표준화 작업 그룹 (IEC/TC9/PT63495) 착수회의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2026년까지 철도 무선급전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을 추진한다.

이번 회의를 통해‘철도 무선급전시스템의 상호호환성과 안전성 관련 국제표준’ 제정을 위한 작업그룹(IEC/TC9/PT63495)이 공식적으로 시작된다. 작업그룹에는 5개국 철도무선급전 전문가 20명이 참석한다. SNCF(프랑스), ANIE(이탈리아), RTRI(일본), UrbanML(캐나다)와 한국과학기술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기술교육대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이 그룹은 우리나라가 2018년 12월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 제안한 국제표준안이 임시작업그룹(AHG, Ad’Hoc 그룹) 논의를 거쳐 2023년 3월 정식작업그룹(PT)으로 승인되면서 열리는 첫 회의다.

철도 전력공급시스템 비교

철도시스템은 그동안 가선을 통해서만 전력공급이 이루어지는 전차선 급전방식이었는데, 무선 급전(Wireless power transfer) 방식은 철도차량이 주행 또는 정차 중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해 주는 기술이다. 이번에 국제표준으로 제정하려는 무선급전시스템은 전차선 급전에 비해 감전 사고위험이 없어 안전성이 향상되고, 전차선 접촉에 의한 분진과 소음이 없어 도심환경이 개선되는 등 괄목할 만한 장점을 갖고 있다.

가선 방식에 비해 전차선 설치를 생략할 수 있어, 터널 단면적 감소로 인한 공사비 절감, 역사 위치 선정에 있어서의 제약사항 완화, 전차선으로 인한 도심공간 분리 최소화 등 다양한 이점이 있어,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철도 주행 중 무선급전의 상호호환성과 안전성을 위한 핵심장치인 코일의 형식에 대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며, 한국은 타원형 코일방식을 제안할 계획이다.

한국이 제안하는 타원형 코일방식으로 무선급전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 개발한 원형 코일방식보다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어, 그동안 참가국들은 많은 관심을 보여 왔다.

정채교 국토교통부 철도안전정책관은 “이번 국제표준 제정 추진을 통해 우리나라가 철도 무선급전기술을 선도하고 해외시장 선점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에도 우리나라가 개발한 우수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