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입대' 꿈 이룬 변준형의 미소..."이렇게 접전일 줄 몰랐어요"[안양톡톡]
[OSEN=안양, 고성환 기자] "이렇게까지 접전일 줄은 몰랐어요."
결국 마지막에 웃은 이는 변준형(27, 안양 KGC)이었다.
안양 KGC는 7일 오후 6시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대망의 2022-2023시즌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서울 SK를 100-97로 제압했다.
이로써 KGC는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구단 역사상 두 번째 통합 우승이자 통산 네 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은 완벽한 마무리다. KBL 역사상 6번째로 7차전까지 이어진 대장정은 결국 KGC의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변준형에게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작별이다. 입대를 앞둔 그는 이날 16점 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제 역할을 해냈다. 15점 6어시스트를 올렸던 6차전 못지않은 활약이었다.
경기 후 만난 변준형은 모든 부담감을 내려놓은 듯 환한 표정이었다. 축하 샴페인으로 흠뻑 젖은 채 나타난 그는 "힘든 경기를 할 거라곤 생각했지만, 이렇게까지 접전일 줄은 몰랐다. 조금 힘들었다. 작전 타임 때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얘기도 많이 했다. 우리가 계속 이기고 있으니까 '자신 있게 하자. 백코트만 빨리 하자'고 얘기했던 게 잘 된 것 같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위기도 있었다. KGC는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87-91로 역전당하기도 했다. 물론 연장 혈투 끝에 가려진 최후의 승자는 KGC였지만, 분명히 머릿속이 하얘질 만한 상황이었다.
변준형에게 당시 기분을 묻자 "머리가 하얘지기보다는 더 집중하려고 했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우리 팀원들을 믿었다. 또 우리가 진다면 실력으로 지는 게 아니라 체력적으로 백코트가 안 돼서 진다든지 루즈볼 싸움에서 진다든지 그런 것 때문에 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 7차전의 주인공은 오마리 스펠맨이었다. 그는 34점 14리바운드로 만점 활약을 펼치며 KGC에 우승을 안겼다. 앞선 경기에서 아쉬움을 깨끗이 털어내는 엄청난 퍼포먼스였다. "(스펠맨이) 비장하게 각오했다. 농담도 하지 않는다"라던 김상식 KGC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변준형은 "스펠맨이 이전 경기에서 스스로 많이 실망했다. 우리가 좋은 얘기도 많이 해줬고, '넌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그거밖에 못 하냐'라면서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했다. 그게 오늘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라며 "정말 장난을 안 치더라. 원래 나한테도 장난을 많이 거는데 안 그랬다. 계속 그냥 '잘했다. 잘했다' 하니까 딱 집중했던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연장전에서도 변준형의 활약은 이어졌다. 그는 SK에 먼저 실점을 내주자마자 귀중한 역전 3점포를 터트리며 강심장을 자랑했다. 그는 "공격이 되게 지체되고 뭔가 잘 안 풀렸다. 그래서 내가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딱 스텝백 찬스가 나서 자신 있게 쐈던 게 잘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변준형 스스로도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는 시리즈 초반에는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지만, 6차전과 7차전에서 제대로 살아났다. 그는 "SK 선수들이 나를 많이 괴롭히려고 나왔다. 분석을 많이 했다. 거기에 내가 스스로 말렸다. 그 부분을 헤쳐 나가려고 하다 보니까 하나둘씩 잘 됐다. 그러면서 나중에는 잘 풀어나갈 수 있었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제 변준형은 군 복무를 위해 KGC와 잠시 이별한다. 그는 경기 후 우승 세레머니에서 '이등병의 편지' 음악에 맞춰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그에게 소감을 묻자 "특별한 소감은 없다. 뭐 군대는 어차피 다 가야 하는 것이다. 큰 소감은 없다"라고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끝으로 변준형은 안양체육관을 가득 메워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오늘 함성 소리 덕분에 정말 많이 힘이 됐다. 3분쯤 남았을 때 정말 힘들다고 느꼈는데 함성 소리 덕분에 한 발 더 뛸 수 있었다. 팬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우리 우승했으니까 팬분들도 좋은 기운을 받아서 모든 일 다 잘 되시길 바란다"라며 덕담을 남겼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