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여중생 투신 생중계’ 이후 10대 극단선택 급증

전문가들 "유해 콘텐츠 조기 차단이 중요"

▲ 일러스트/한규빛기자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이 증가하면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강남에서 10대 학생이 투신 과정을 SNS로 생중계한 사건 이후, 청소년들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된 신고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7∼24일 하루 평균 청소년 극단적 선택 관련 신고는 같은달 1∼16일에 비해 30.1％ 증가했다.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19층 건물 옥상에서 A양이 SNS 생방송을 켜놓은 채로 투신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 이후 극단적 선택 의심과 자해를 포함한 관련 신고가 단기간 급증했다”며 “가용 경력을 최대한 동원해 수색하는 등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양이 활동한 온라인 커뮤니티 ‘우울증 갤러리’의 자살 관련 게시글 50여건 삭제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하는 등 온라인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방심위는 우울증갤러리 사이트 자체를 차단할지 심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 5일 오전 3시 55분쯤 우울증갤러리에서 만난 10대 2명이 한남대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기도하며 SNS에 중계하는 등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 접수된 청소년 극단적 선택 관련 112 신고는 모두 23건에 달한다.

경찰은 우울증갤러리에서 A양을 만나 극단적 선택을 공모한 최모(27)씨를 ‘자살방조와 자살예방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다.

아울러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들 사이에서 성착취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신대방팸’ 멤버 4명을 최근 피의자로 입건하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 속 유해 콘텐츠의 무서운 점은 엄청난 파급 속도”라며 “처음 올라온 유해 콘텐츠를 최대한 빠르게 차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