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전파 10배 센 '이것'…"출국전 백신접종 필수"

기사내용 요약
코로나19 완화로 해외여행객 급증
해외여행 감염병 예방 수칙 지켜야
“출국 한달 전 의료진 상담 받아야”

[서울=뉴시스]정은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해외클리닉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2023.05.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올해 해외 여행객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올해 1~3월 우리나라 해외 출국자 수는 497만9386명이다. 지난해 전체 해외 출국자(655만4031명)의 75%를 1분기 만에 넘어섰다.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외에도 각종 감염병에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특히 홍역은 국내 여행객이 많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8일 즐겁고 안전한 해외여행을 위한 감염병 예방수칙을 정은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올해 1월 국내에서 3년 만에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전 세계적으로도 홍역이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홍역은 국내 여행객이 많은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올해 국내 해외여행객 중 71%가 아시아 지역을 여행했다.

홍역은 홍역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성 질환이다. 홍역에 걸리면 발열과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드물게 호흡기와 중추신경계에 심한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가 가능하며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홍역의 기초 감염 재생산수(감염성이 있는 환자 1명이 감염 전파 가능 기간 전염시키는 평균 사람 수)는 12~18로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중 가장 높다. 수두 바이러스가 5~7이고,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의 경우 변이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1 내외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 시 찾는 많은 국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어 홍역에 대한 면역 추정 증거가 없는 경우, 출국 전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라면서 “홍역은 백신을 2회 접종할 경우 97%는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전 홍역에 대한 면역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자연 감염을 경험했거나 2회 백신을 접종한 경우, 홍역 특이 항체인 IgG가 양성인 경우,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1967년 이후 출생한 성인 중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고 건강한 일반 성인은 적어도 1회 홍역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해외여행과 같이 홍역 노출 고위험군인 경우 홍역 면역 추정 증거가 없다면 최소 28일 간격을 두고 2회 접종이 권고된다.

홍역백신 접종 이력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2002년 이전 접종했다면 기록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경우 혈액검사를 통해 항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홍역 외에도 여행지에 따라 주의해야 하는 감염병이 다양하다. 백신에 따라 요구되는 접종 차수가 다르고 지켜야 하는 최소 간격이 있어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적어도 출국하기 한 달 전 해외여행클리닉을 찾아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고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황열이나 콜레라 백신은 국제 공인 예방접종기관에서만 접종할 수 있다. 특히 황열 백신은 최소 출국 열흘 전 접종해야 한다.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장티푸스나 A형간염은 출국 2주 전 접종해야 한다.

해외여행클리닉에서는 해외여행 시 여행지, 체류기간, 기저질환과 병력, 이전 예방접종 여부 등을 상담한 뒤 접종이 필요한 백신과 예방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정 교수는 “해외여행 시 감염병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고 여행 후 약 3주 내 고열, 오한, 설사 등 이상증상이 있다면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우선 신고한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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