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안돼" 윤석열 대통령, 1주년 기자회견 없이 홍보만 줄줄이
대통령실, 유튜브 '윤석열TV'로 이틀 연속 홍보영상…KTV는 4일간 특집·특별방송
취임 1주년 당일 특별 일정 없는데…"1주년 당일이나 직후 기자회견 열지 않을 것"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신년에 이어 기자회견 없이 맞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기념해 홍보 영상과 자료들이 공개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라고 말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대통령실은 8일 오전 유튜브 '윤석열TV' 채널에서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위한 대통령의 약속> 영상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공개된 2분34초 분량의 영상은 공정·국익·미래·국격 등 5개 분야 성과와 약속을 전하는 내용이다. 영상은 “지난 1년 대한민국은 바뀌고 있습니다. 국민과 함께 바로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특히 네 가지 분야를 강조했다. 먼저 '안보' 관련해 지난해 10월 제74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11월 방산수출 전략회의, 올해 3월 한·미연합 해상훈련과 4월 한·미 정상회담을 거론했다. '공정'에 대해선 지난해 12월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와 올해 1월 대통령 신년사, 3월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등을 언급하며 “이권 카르텔을 깨는 노동개혁을 비롯해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대통령의 약속과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국익' 분야 성과로는 지난해 6월 누리호 발사 성공과 11월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 12월 다누리 달 궤도 진입, 올해 1월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3호기 가동식 등이 제시됐다. '국격' 관련 언급된 사례는 지난해 6월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초청 오찬, 올해 3월 제8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 등이다.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의 경우 윤 대통령이 연설 도중 울컥하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영상에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하루 전인 7일에도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취임 1주년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 희망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윤 대통령과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만났던 일부 국민에게 앞으로의 소망을 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영상엔 부산 자갈치시장 상인, 서울맹학교 교사, 이정재 배우 등이 출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KTV 국민방송은 4일간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기념한 특집 1편, 특별기획 1편, 특별생방송 1편 등을 방영 및 재방영한다. 8일부터 사흘간은 <청와대 개방 1년 '살아 숨쉬는 청와대'> 3부작이 편성됐다. 9일부터 사흘간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특집 다큐(1부 '자유, 그리고 공정', 2부 '나는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입니다')이 각 2회씩 편성됐다. 1주년 당일인 10일에는 <윤석열 정부 1년 성과와 과제> 특별생방송이 방영될 예정이다.
정부 부처에서도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맞이 홍보 자료를 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국민과 함께한 1년 #최초 #최대의 기록' 제목의 카드뉴스를 통해 △부모급여 최초 도입 △코로나19 손실보전금 역대 최고 규모 지급 △최초 '청년정책' 국정과제 반영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 궤도 안착 성공 △청와대 74년 만에 처음으로 완전 개방 △기준중위소득, 역대 최대 전년대비 5.47% 인상 △K-콘텐츠·방산·푸드 사상 최대 수출 △탄소중립 녹색성장 최상위 법정계획 최초 수립 △국가보훈처 62년 만에 국가보훈부로 첫 승격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인사혁신처도 이날 지난 1년간 인사제도 혁신, 공직문화 혁신, 국가책임 강화 등을 이뤘다며 카드 뉴스를 공개했다. 앞서 3일엔 문체부와 국무조정실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복원의 1년, 120대 국정과제 주요성과' 성과 자료집을 발간했다. 문체부 국민소통실에서 운영하는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는 '윤석열 정부 1년' 홍보 페이지를 개설했다.
정부 부처와 소속 기관이 대통령 취임과 정부 출범을 기념해 공개하는 자료들은 정부 입장에서의 일방적인 성과 홍보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실제 대통령실과 정부가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외교·안보 행보, 노동 정책, 인사 정책, 용산으로의 대통령실 이전과 청와대 개방 등은 시민사회와 야권의 비판을 받는 등 논쟁 대상이다. 누리호·다누리호 등 우주과학 관련 성과나 콘텐츠 수출 등 현 정부만의 성과로 분류하기 어려운 영역들도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이런 지적을 듣고 국민에게 입장을 설명해야 할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게 됐다. 대통령실은 8일 공식 설명 자리가 아닌 익명의 핵심 관계자 발언(연합뉴스)을 통해 “취임 1주년 당일이나 직후에 기자회견을 열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부 문화행사 외에 별다른 공개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첫 신년을 맞았을 때에도 기자회견 대신 조선일보와 단독 인터뷰만 했다.
홍보 영상·자료만 공개하는 1주년은 윤 대통령의 최근 입장과도 완전히 충돌한다. 지난 2일 출입기자단과 오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용산(대통령실) 스태프'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뭐를 했고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놔서”라며 “무슨 성과 이래 가지고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고”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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