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로마 분수에 '검은 물' 뿌린 환경단체…"화석연료 사용중단"

유혜은 기자 2023. 5. 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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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에 검은 액체를 뿌리고 시위하는 환경단체와 이를 지적하는 시민의 모습. 〈사진=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트위터〉

이탈리아 로마의 유명 분수가 검게 물드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한 환경단체가 "우리의 미래는 이 물처럼 캄캄하다"면서 화석연료 사용 중단을 요구하며 벌인 일종의 시위였습니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전날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마지막 세대)'는 로마 나보나 광장에 있는 피우미 분수에 검은 액체를 부었습니다. 단체는 이 액체가 식물성 숯을 물에 희석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분수에 검은 액체를 뿌리고 시위하는 환경단체와 이를 지적하는 시민의 모습. 〈사진=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트위터〉

이 단체 소속의 환경운동가 4명은 검게 물든 분수에 들어가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손에는 '화석에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우리의 미래는 이 물처럼 캄캄하다. 물 없이는 생명이 없으며, 기온 상승으로 우리는 가뭄과 홍수에 노출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의 주요 원인인 화석연료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을 즉시 멈추고, 이탈리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조치에 사용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이었지만 도시의 명물을 망가뜨렸다는 점에서 비판도 나왔습니다. 피우미 분수는 이탈리아 예술계 거장인 잔 로렌초 베르니니가 남긴 걸작으로 불리며, 로마 명물 중 하나입니다.

현장 영상에서는 분수를 검게 물들이고 그 안에서 시위를 벌이는 환경운동가들의 행동을 지적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분수에 검은 액체를 뿌리고 시위하는 환경단체의 모습. 〈사진=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트위터〉

이 단체는 앞서 로마 스페인광장에 있는 바르카치아 분수도 검게 물들인 적이 있습니다. 또 이탈리아 상원의사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마다마 궁전의 외관을 페인트로 칠하거나, 유명 미술 작품에 야채수프를 끼얹는 등의 시위 방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불법 시위를 멈추기 위해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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