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200억불? TSMC는 4배…"5년 내 잡겠다" 웬말

강태우 기자 2023. 5. 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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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 1위 TSMC 추격 '자신감' 근거 관심
격전지 '2나노' 공정서 '승부' 가능 판단…"GAA 기술 선점"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지난해 사업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업계 1위 대만 TSMC의 매출 규모가 74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격차는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005930)가 "5년 내 TSMC를 따라잡는다"고 선포한 만큼, 해당 목표가 실현될지 관심이 모인다.

파운드리 글로벌 2위인 삼성전자는 TSMC 추격에 사활을 걸고 있다. 파운드리가 메모리보다 업황을 상대적으로 덜 탄다는 점과 시스템반도체에서 없어선 안 되는 핵심 사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TSMC와의 본격 승부처가 2나노(1㎚=10억분의 1m) 이하의 반도체 미세공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작년 매출은 208억 달러(약 27조6000억원)로 추정된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 2017년 출범한 뒤 2018년 117억 달러(약 15조5000억원), 2020년 132억 달러(약 17조5000억원) 등 꾸준히 매출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2018년과 비교해 지난해엔 두 배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도 15.6%에 달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4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원 특별강연에서 "5년 내 TSMC를 잡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계현 사장은 "파운드리에서 TSMC가 우리보다 훨씬 잘하고 있고 냉정히 말하면 4나노에선 2년가량 뒤져 있다"며 "3나노에서도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 하지만 TSMC가 우리와 같은 GAA(게이트올어라운드) 방식을 채택하는 2나노에서는 같게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대전 카이스트에서 삼성 반도체의 꿈에 대해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2023.5.4/뉴스1 ⓒ News1 강태우 기자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TSMC의 격차가 3~4배가량 벌어져 있어 단숨에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각각 15.8%, 58.5%로 42.7%p(포인트) 격차가 난다. 지난해 TSMC는 737억6560만 달러(약 97조8910억원)를 벌어들였다. 삼성전자 매출의 4배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도 삼성이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는 'GAA'와 같은 반도체 미세공정의 초격차 기술에서 앞서 있기 때문이다. GAA는 기존 반도체 소자 구조인 핀펫(FinFET)보다 성능·전력 효율 등에서 강점을 가진 차세대 기술로 평가된다. GAA를 활용하면 기존 공정 대비 면적은 45% 줄이고, 소비전력은 50% 적게 드는 칩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 기술을 기반으로 한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시작했다. 내년 말 3나노 2세대 양산에 돌입하며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까지 계획 중이다. 반면 TSMC는 3나노에 GAA 방식이 아닌 핀펫을 적용했다. 삼성보다 한 발짝 늦게 2나노에서 GAA를 도입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당장 3나노에서는 1년 정도 기술력이 뒤처져 있지만, 본격 GAA 경쟁이 시작되는 2나노에서는 GAA 선점 기술력을 통해 앞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경 사장은 "핀펫보다 GAA가 파워 등의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며 GAA에 대해 고객 반응 역시 굉장히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객들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긴 어렵지만 대부분 알 만한 모든 고객들이 저희와 같이 일하고 있는 중"이라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퀄컴과 AMD가 신제품 생산을 TSMC가 아닌 삼성전자에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TSMC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초미세공정 반도체 칩 가격을 30%가량 높이기로 하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6월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학회인 'VLSI 심포지엄 2023'에서 개발 중인 3나노 2세대 공정 전반에 대한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다. 또 다음 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를 시작으로 한국, 독일 뮌헨, 일본 도쿄, 중국 등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파운드리 사업의 로드맵과 신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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