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관상용’이라던 양귀비…알고 보니 ‘마약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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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제주도 제주시 오등동 일대에 마약 원료가 되는 양귀비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마약류 양귀비 의심 현장에는 제주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와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도 각각 출동했습니다.
경찰이 관상용이라던 양귀비가 실제로는 '마약류'였던 겁니다.
한편 앞선 제주시 오등동과 애월읍 두 현장에서 '마약류 양귀비'로 확인된 것과 비슷한 양귀비가 최근 제주시 봉개동에서도 다시 발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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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책길에 마약류 양귀비가 있어요"
지난달 25일 제주도 제주시 오등동 일대에 마약 원료가 되는 양귀비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KBS 취재진이 현장을 둘러보니 도롯가 주변에 줄기가 긴 연분홍 꽃들이 피어있었고, 둥근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있었습니다.
마약류 양귀비 의심 현장에는 제주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와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도 각각 출동했습니다.
■ 같은 양귀비 놓고…경찰 "관상용", 해경 "마약류"
제주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이 양귀비는 개양귀비로, 관상용"이라며 "비슷한 신고가 많이 들어온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개양귀비에서도 간혹 성분 분석 결과에서 양성이 나오는 것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오인 신고가 들어올 수 있다며 현장에서 양귀비 10여 그루를 뽑아갔습니다.
하지만 같은 양귀비 꽃을 본 해경 마약수사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해경 관계자는 "제주에서 많이 발견되는 양귀비는 마약류와 관상용의 중간 단계 특징을 갖고 있어, 일반인이 구분하기 어렵다"며 "마약류 양귀비가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의 양귀비를 놓고 두 기관에서 판단이 엇갈린 겁니다.
하루 뒤인 지난달 26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주택가에서도 비슷한 양귀비들이 대거 발견됐습니다.
해경은 이 양귀비들 역시 마약류에 해당한다며 주변에 있던 양귀비 120여 그루를 수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두 현장 모두 누군가 고의로 심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 '관상용'이라며 돌아간 경찰…국과수 감정 결과 '마약류'
해경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오등동에서 발견된 양귀비와 애월읍에서 발견된 양귀비에 대한 감정을 맡겼습니다.
그 결과 두 양귀비에서 마약류 양귀비의 주성분인 모르핀과 코데인·파파베린이 검출됐습니다.
경찰이 관상용이라던 양귀비가 실제로는 '마약류'였던 겁니다.
해경은 두 곳에서 발견된 양귀비가 마약류인 '파파베르 세티게룸 디시'(Papaver setigerum DC.)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양귀비는 전 세계적으로 70~100여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파파베르 세티게룸 디시(Papaver setigerum DC.)와 파파베르 솜니페룸 엘(Papaver somniferum L.)·파파베르 브락테아툼(Papaver bracteatum) 등을 마약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종류의 열매를 따 즙을 말리면 마약인 아편이 되기 때문에 재배와 수입·매매 행위 등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 먀약류 양귀비 구별… 가장 큰 차이는 '잔털 유뮤'
일반적으로 마약 양귀비와 관상용 양귀비를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는 잔털의 유무입니다. 줄기와 꽃봉오리 등 몸 전체에 잔털이 나 있는 것은 관상용입니다. 마약용 양귀비는 잔털이 없어 매끈한 편입니다.
다만 제주도에서 특히 많이 발견되는 '파파베르 세티게룸 디시' 마약 양귀비는 관상용인 개양귀비의 중간 단계 특징을 갖고 있어, 일반인들이 쉽게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해경 마약수사대 관계자는 "마약 양귀비는 번식력도 좋다. 누구든지 이처럼 양귀비가 피어난 현장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앞선 제주시 오등동과 애월읍 두 현장에서 '마약류 양귀비'로 확인된 것과 비슷한 양귀비가 최근 제주시 봉개동에서도 다시 발견됐습니다.
해경 마약수사대는 이 역시 마약류 양귀비로 보고, 현장에서 850여 그루를 수거했습니다.
해경은 양귀비 개화 시기에 맞춰 오는 7월까지 마약류 양귀비를 특별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마약류 양귀비를 재배하다 적발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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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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