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의혹’ 민주당 의원들 줄소환 앞둔 검찰…강래구 두번째 구속심사 향방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모습. /뉴스1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공여자로 의심 받는 윤관석·이성만 민주당 의원 등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현재 법원은 강래구 전 한국공공기관감사협회 회장에 대한 두 번째 구속 심사를 진행 중인데, 이 심사 결과가 향후 검찰의 수사 향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현재 두 의원과 출석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수사팀은 이들을 상대로 돈 봉투 조성 및 전달 경위, 구체적 관여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윤 의원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4월 강 전 회장이 마련한 현금 6000만원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보좌관 출신 박모씨와 이정근 민주당 전 사무부총장을 통해 전달받아 민주당 의원 10여명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 의원은 비슷한 시기에 강 회장이 마련한 현금 1000만원 가운데 900만원을 송 전 대표의 경선캠프 지역본부장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금품 살포의 공여자 측 공범이자 최종 수혜자로 보고 있다. 두 의원을 소환해 조사한 뒤 송 전 대표의 공모 혐의를 파악하는 게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일반적인 뇌물 사건에서는 수수자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하는 게 일반적이나,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금품 살포를 통해 수혜를 봤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여자 측을 먼저 중점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경선 캠프 자금 전반에 대한 조달·조성·보관 내용을 보고, 송 전 대표의 지시 또는 인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근 송 전 대표 경선캠프 지역본부장들을 잇따라 불러 조사하는 등 금품 공여자 뿐만 아니라 수수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돈 봉투 수수가 특정된 일부 지역상황실장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한편, 법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돈 봉투 조달책으로 의심 받는 강 전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이미 강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한 차례 기각된 바 있다.

만약 이번에도 강 전 회장의 영장이 기각된다면, 검찰은 매표 행위를 금지한 정당법 위반 혐의를 우선 적용해 수사를 진행한 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자금을 마련한 강 전 회장에 대한 조사가 선행돼야 공여자인 두 의원이 돈 봉투를 마련한 경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강 전 회장이 제공한 정치자금을 현역 의원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수수한 혐의를 입증하려면 강 전 회장이 자금을 조달한 부분을 소명해야 해서 신병 확보가 필수”라며 “강 전 회장이 혐의를 계속해서 부인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검찰 수사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검찰은 강 전 회장의 신병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검찰은 강 전 회장과 공범 사이에 조직적 증거인멸이 이뤄진 정황 등을 내세우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윤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른바 ‘돈봉투’ 의혹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강씨와 다수 공범이 주요 자료를 폐기하거나 은닉한 정황 등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에서 일부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포맷되거나 교체된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다수 관련자가 사건을 은폐하고 실체적 진실 규명에 지장을 주려 자료를 폐기·은닉했다고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된 만큼 법원의 1차 영장 기각 사유가 보완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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