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부진 지속…내수 회복으로 급격한 경기 하강세 진정”

반기웅 기자 2023. 5. 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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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3개월 연속 국내 경기가 부진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민간 소비 활성화로 내수가 살아나면서 급격한 경기 하강세는 진정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KDI는 8일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 3월 ‘경기 부진’을 처음 거론한 이후 이달까지 3개월 연속 경기 부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속적인 경기 하락 배경으로는 수출 부진을 꼽았다.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4.2% 감소하면서 3월(-13.6%)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40.3%)와 선박(59.2%) 수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부문(-42.5%)이 크게 감소했다.

기대를 걸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미미했다. 4월 대(對)중국 수출 감소 폭은 26.5%로 지난 2월(-24.2%)과 3월(-33.4%)에 이어 큰폭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감소에 따라 제조업 생산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2.2%로 하락한 반면 재고율은 117.4%까지 높아졌다. 특히 광공업생산(7.6%)은 자동차(26.8%)의 높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26.8%), 전자부품(-30.4%)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KDI는 “수출은 대외여건 부진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가 지속됐다”며 “이에 따라 제조업 생산과 출하의 감소세가 지속됐고, 관련 기업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에 그치면서 경기 부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민간 소비가 살아나면서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0.5% 증가했다. 내구재(3.3%)는 승용차(14.5%)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준내구재(5.1%)도 의복(10.8%)등 품목에서 판매가 늘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92.0)에 비해 상승한 95.1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단체 관광객 유입과 대면 활동 확대로 서비스업 생산은 6.2%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숙박 및 음식점업(18.2%), 운수 및 창고업(18.2%),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30.7%) 등 대면 업종의 증가 폭이 컸다.

KDI는 “최근의 경기 부진이 제조업에 집중된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함에 따라 양호한 고용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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