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에 20살 많은 男직원 사귀라 했다가…법원 “300만원 배상해라”

신입 여직원에게 20살 많은 남자 직원 엮어
상사 "농담일 뿐...음란한 언행 아냐" 항변했지만
법원 성희롱 위자료 300만원 배상 판결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회사 상사가 신입 여직원에게 20살가량 연상의 직원과 사귀어 보라는 식으로 말했다면 농담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법원은 이에 대해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봤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2부는 한 대기업 여성 직원 A씨가 다른 남자 직원과 만나보라고 몰아간 직장 상사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1심을 유지했다. 1심은 상사 B씨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여성 직원 A씨는 입사 4개월 차에 상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상사 B씨에게 20살가량 많은 미혼 남성 직원 C씨와 “사는 곳이 같고, 둘 다 치킨을 좋아하니 잘 맞겠다”는 발언을 들었다. A씨는 “이제 치킨 안 좋아한다"며 완곡히 선을 그었지만, 상사 B씨는 “그 친구 돈이 많다. 안 되냐?”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 사건이 사내에서 공론화되자, 회사는 두 사람을 분리해 인사 조치하고 B씨를 징계했다. 나아가 A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휴직까지 하게 됐다며 상사 B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상사 B씨 측은 “노총각인 남성 동료에 대해 농담했을 뿐, 음란한 언행이 아니었다”고 재판부에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완전히 대등한 관계에서 대화가 이뤄졌다 보기 어렵고 다른 사원들도 같이 있었던 자리라는 상황을 종합하면 상사의 발언으로 여성 직원이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고 짐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상사 B씨가 진지하게 충분히 사과했는지 의문이지만, 이미 징계가 이뤄진 점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는 300만원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