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근해 조업 때 어선 위치·어획량 등 보고 의무화된다

해수부,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 제정안 입법 예고
불법 어업 등 막으려는 국제사회 움직임에 동참 위해 마련
‘어획확인서’ 없이 유통업자에 수산물 팔면 처벌 대상 돼

앞으로 연근해 어선은 정확한 조업 위치와 얼마만큼 수산물을 잡았는지 등을 당국에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또 어획물을 유통할 때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음을 보장하는 확인서를 제시해야 한다.

8일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 제정안을 6월 1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연근해 불법 어업에 대해 날로 강경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연근해 수산자원의 고갈을 막자는 취지도 반영됐다.

조업 중인 어선. 국제신문DB

현재 국제사회는 남획 및 불법 어업을 방치할 경우 해양생태계 파괴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고 각국이 적극적인 대처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HO)는 지난 2022년 6월 불법 어업 등에 관여하거나 과잉 어획 상태인 어종을 잡는 선박·운영자에게 수산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는 협정을 채택했다. 한국을 포함한 164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비준하면 향후 협정이 정식 발효된다.

이번에 해수부가 입법예고한 제정안은 불법 어획물의 국내 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의무사항을 규정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모든 연근해 어선 소유자는 항해하거나 조업할 때 ‘위치 자동 발신 장치’를 작동시켜야 한다. 어획 실적, 조업 계획 및 업종, 기간, 어종별 어획량 등의 보고도 의무화됐다.

아울러 어획한 수산물을 육지로 옮길 때는 지정된 곳만을 이용해야 하고 실제로 하역한 규모도 보고해야 한다. 당국은 이 과정을 모두 마친 어선에만 ‘어획확인서’를 발급해 주기로 했다. 만약 어선 소유자가 포획·채취한 수산자원을 어획확인서 없이 유통업자에게 팔게 되면 처벌 대상이 된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수출·입 어획증명제’도 운영한다. 수산물 수출 때는 해당 물량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어획됐음을 인정하는 어획증명서를 해당 국가에 제출하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수산물을 국내에 들여올 때도 현지에서 받은 어획증명서를 제시해야만 통관을 허용한다.

해수부는 법을 지키지 않는 어선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불법 어업 등이 의심되면 ‘양륙 검색’(선박에 싣고 있는 어획물을 지정된 곳으로 이동시킨 뒤 조사하는 방식)도 실시한다. 최현호 해수부 어업자원정책관은 “이 법이 시행되면 연근해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뿐 아니라 우리나라 수산물에 대한 대외 경쟁력과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