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연중 프로그램…대통령 일상 엿보고 야간관람·한복체험
현장 해설 보강·편의시설 개선…경내 유물 산포지 보호방안 마련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다음 달부터 청와대 본관, 춘추관, 관저에서 역대 대통령의 일상을 주제로 한 전시가 잇달아 열린다. 봄과 가을에는 청와대 야간 관람을 하고, 한복을 입고 상춘재와 녹지원에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청와대 개방 1주년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10대 연중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개방 2년 차인 청와대의 관람 운영과 공간 활용 방식을 업그레이드하고자 전시·공연·탐구·체험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역사문화 공간으로서의 면모를 확장하고 안내 체계와 편의 시설도 강화해 세계인이 찾는 'K-관광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6월 초에 '우리 대통령들의 이야기, 여기 대통령들이 있었다' 전시가 대통령 집무실이던 팔작지붕의 본관에서 열린다. 대통령 역사 전시의 통상적인 방식인 권력과 공과(功過) 위주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과 라이프 스타일을 조명한다. 대통령들의 '상징 소품'을 자문을 거쳐 선정하고 스토리텔링을 더해 관람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꾸민다.
같은 달 기자회견장이던 춘추관에서는 대통령 생활 깊숙한 곳의 가구, 식기류 등을 전시한다.
대통령 숙소였던 관저에선 대통령의 의·식·주 일상과 관련한 전시를 진행한다. 내부 장식품을 복원하고 공간에 어울리는 공예품을 재구성해 10월부터 관람객을 맞는다.
청와대 야외 공원과 대정원, 녹지원, 헬기장, 소정원 등에선 파빌리온과 같은 야외 전시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곳에서는 5월과 9월 국악·클래식·팝·오페라 등 K-컬처 공연도 잇달아 열린다.
이달에는 대정원에서 '개방 1주년 기념 특별음악회'가, 헬기장에서 국립무용단의 '전통의 품격'과 국립오페라단의 'K-오페라 갈라 화(花)합' 등이 펼쳐진다.
또한 6월부터 '대통령의 나무들'이란 주제로 수목 자원 탐방 프로그램을 매일 2회 진행한다. 청와대는 208종 5만여 그루의 나무가 있는 자연수목원으로, 역대 대통령들의 취향과 관심을 반영한 기념식수가 있다. '청와대의 나무들'이란 책을 쓴 박상진 교수의 '대통령들의 나무 이야기' 현장 해설도 진행된다.
9월에는 '장애예술인 에이플러스 페스티벌'을 춘추관과 헬기장에서 개최한다. 앞서 지난해 장애인 특별 미술전과 올해 4월 장애인의날에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 바 있다.
문체부는 침류각, 오운정, '천하제일복지' 글자(암각) 등 경내 문화유산 보존과 관리에도 힘쓸 계획이다. 청와대가 개방하며 문화재계 등에선 문화유산 보존과 조사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실시한 청와대 권역 기초조사의 후속 조사인 정밀지표조사와 함께 전문가 자문을 받아 유물 산포지 보호관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관저 외부와 상춘재 바닥의 표면 마감 재료를 최적의 상태로 회복하고자 9월까지 칠공사 등 보수를 완료한다. 경내 문화유산 보존과 함께 특별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 여름 진행돼 호응을 얻은 야간 관람 프로그램인 '청와대 밤의 산책'도 6월과 9월에 총 3주간 마련한다. 지난해에는 하루 100명씩 관람했다면 올해는 2천명까지 늘린다.
5월과 10월에는 관람객들이 한복을 입고 상춘재와 녹지원을 배경으로 추억을 만드는 한복 체험 기회도 제공한다.
아울러 청와대가 가진 콘텐츠를 깊이 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장소별 안내해설을 보강하고, QR코드를 통해 내·외국인 모두에게 오디오 해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관리동 1층을 리모델링해 화장실을 신설하고, 장애인과 이동 약자용 데크 보완, 안내판 수정 보완 등 관람 편의 시설도 개선한다.
박보균 장관은 "개방 2년 차를 맞아 청와대 체험이 업그레이드되고 색달라진다"며 청와대만의 품격과 가치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문화재 등 경내 보존과 관리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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