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손녀 카네이션에 할머니는 활짝…어버이날 요양병원 웃음꽃

이승현 기자 2023. 5. 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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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어버이날 카네이션이야. 손녀딸이 엄마 드리라고 직접 골랐어."

입구에 마련된 대면 면회실에는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과 선물꾸러미를 든 가족들로 붐볐다.

그러나 병원에서 꽃을 기를 수 없자 할머니와 사이가 돈독했던 손녀가 직접 카네이션을 고르겠다고 나섰다.

홀로 병원을 찾은 40대 남성은 어머니에게 카네이션 바구니를 건넨 뒤 휴대전화를 꺼내 손녀가 재롱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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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면회 일정 오후까지 꽉 차…"내년에는 집에서"
어버이날인 8일 오전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입소환자가 가족들에게 받은 카네이션을 들고 있다. 2023.5.8/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엄마! 어버이날 카네이션이야. 손녀딸이 엄마 드리라고 직접 골랐어."

어버이날인 8일 오전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 입구에 마련된 대면 면회실에는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과 선물꾸러미를 든 가족들로 붐볐다.

이들은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며 서로의 면회 차례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한 가족은 카네이션 바구니를 들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층수가 바뀌는 것만을 바라보기도 했다.

코로나19 음성 여부 확인 등 10여분의 기다림 끝에 어머니가 모습을 드러내자 아들 안상호씨(55)는 준비해 온 카네이션을 숨겨뒀다 깜짝선물처럼 건넸다.

김모 할머니(87)는 마스크 위로 눈웃음을 드러내며 손으로 브이자를 만들어 보였다. 카네이션을 얼굴에 비비고 향기를 맡으며 소녀처럼 "너무 좋다. 너무 이뻐"라며 미소지었다.

지난 2월 빙판길 낙상사고로 고관절 수술을 받아 입소한 김 할머니는 평소 꽃을 좋아해 계절마다 종류별로 집에 꽃을 들였다. 그러나 병원에서 꽃을 기를 수 없자 할머니와 사이가 돈독했던 손녀가 직접 카네이션을 고르겠다고 나섰다.

며느리 강은지씨(52)는 "어머님 집 베란다에는 항상 꽃이 있어 딸이 그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며 "학교 때문에 오지 못해 아쉬워했는데 꽃이라도 직접 골라드리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10여분 간의 짧은 대면면회 종료 시간이 다가오자 이들은 "엄마, 일곱밤만 더 자고 같이 밥먹어"라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눴다. 김 할머니는 씩씩하게 "금방 보자"며 손을 흔들면서 병실로 향했다.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들 안씨는 이내 뒤쫓아가 환자복 주머니에 1만원짜리 다섯장을 넣어주기도 했다.

어버이날인 8일 오전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가족들이 입소 환자 아버지에게 카네이션과 간식을 건네고 있다. 2023.5.8/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멀리 서울에서 아버지를 뵈러 연차를 내고 온 가족도 있었다.

이들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산 호두과자 4박스와 과자, 우유 한박스 등 간식을 들고 아버지를 기다렸다.

첫째 딸 박은영씨(54)는 아버지 박모씨(88)가 모습을 드러내자 포옹으로 맞이했다. 이후 아버지의 가슴에 붉은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박 할아버지는 "감동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 할아버지는 "바쁜데 다들 멀리서 여기까지 왔냐"며 "밥도 잘 먹고 잘 지내니 걱정 안해도 된다"고 딸들을 다독였다. 또 진주에서 공군 훈련을 마쳤다는 손자 소식을 물어보며 웃음짓기도 했다.

박은영씨는 "멀리 있다보니 시간을 내 자주 오지 못해 미안할 뿐"이라며 "증상이 호전돼 내년에는 집에서 어버이날을 함께 맞고 싶다"고 말했다.

홀로 병원을 찾은 40대 남성은 어머니에게 카네이션 바구니를 건넨 뒤 휴대전화를 꺼내 손녀가 재롱 부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해당 병원의 대면 면회는 오후까지 예약이 꽉 찼다. 지난 주말부터 가족을 만나러 온 면회객들로 붐볐다는 게 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버이날인 8일 오전 광주 북구 동행재활요양병원에서 한 가족이 입소 환자 어머니에게 카네이션을 건넨 뒤 손주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2023.5.8/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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