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가슴 아프게 생각"...피해자 입장은?

YTN 2023. 5. 8.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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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이은솔 앵커

■ 전화연결 : 임재성 강제동원 피해자 법률대리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앤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에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기시다 총리 발언 어떻게 들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하는 임재성 변호사 연결돼 있습니다.

일단 기시다 총리 발언 어떻게 들으셨는지부터 여쭤볼 텐데요. 소개를 해 드리면 지난 3월에는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 정도만 있었고요. 이번에는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단 피해자와 유족분들을 대리하고 계시니까 직접 입장을 들으신 게 있을까요?

[임재성]

실제로 지금 피해자분들은 고령이시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해서 직접 언급을 해 주시지는 않으셨고요. 기시다 총리는 그렇게 얘기를 했지만 저도 역시 이건 대리인으로서 피해자의 의견을 대신 얘기한다기보다는 좀 이 활동을 오래 해 왔던 사람으로서 제 개인 의견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표현이 없었던 것보다 있었던 것이 좀 더 낫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이 요구해 왔던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사과나 반성이라는 평가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표현이 끝나고 난 이후에 한국 기자가 질문을 해서 이게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의견이냐라고 질문을 했을 때 그것에 대해서 즉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그래서 좀 모호한 방식으로서 그동안 한국이 계속 요구해왔던 성의 있는 호응을 마치 충족시켜주는 하나의 정치적인 퍼포먼스가 아닐까 정도로 비판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비판적인 시각을 보고 있다. 워낙 오래 관련 사건 대리하셨으니까 변호사님의 생각이 어떤지도 궁금하거든요.

[임재성]

역시 사과나 반성이라고 볼 수는 없고요. 총리 스스로도 이걸 사과와 반성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을 겁니다, 개인적인 감정이라는 전제를 달았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 한국 쪽의 여론이 굉장히 안 좋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그것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과나 반성, 혹은 피고 기업의 기금 참여와 같이 그동안 피해자들이 요구해왔던 것을 충족시켜줄 수는 없다. 하지만 약화된 한국 여론에 있어서 일정 부분에 대한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해 줄 수는 있다 정도의 고려한 행동 아니었을까 정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강제동원 관련해서 확정 판결을 받으신 생존자가 총 세 분이시고요. 원래 이 세 분 다 정부의 3자 변제안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셨는데 최근에 한 분이 이 변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게 확인된 걸까요?

[임재성]

제가 대리하고 있는 분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그것에 대해서 제가 의견이 어떻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실제로 정부 쪽에서도 이게 생존자 본인의 의사가 아니라 자녀의 의사이기 때문에 외부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확정적으로 생존자분의 의사가 어떻다라고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변호사님께서 직접 대리하셨던 분들 중에도 이 정부의 3자 변제안을 수용하신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어려운 결정을 내리시면서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요?

[임재성]

3자 변제 수용하신 분 그리고 수용하지 않은 분 모두 있으시고요. 3자 변제 수용하신 분들 중에는 여전히 사과와 일본의 배상이 필요하지만 소송이 너무 오래됐다. 2000년도부터 아버지의 소송을 함께 다녔고 또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지금 이 소송을 내가 하고 있는데 사실 언제 끝날지 막막한 측면도 있다.

그래서 이거를 나의 자식에게까지 물려줄 수 없다라는 현실적인 여건, 고통 같은 것들로 수용하신 분들도 있고 사과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라고 하는 현실의 벽 같은 것을 느끼시면서 수용하신 분들도 있으십니다.

[앵커]

승소 확정판결받은 분들 15명이고 각자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피해 어르신들이나 유족 개개인의 입장이 중요하지만 함께 논의할 사람이 줄어든다는 게 여론 흐름상 불리할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임재성]

사실 강제동원 같은 경우는 워낙 피해자 숫자가 많습니다. 또 소송에 참여하신 분들도 지금 확정판결받으신 분들이 피해자 기준으로 15명이지만 이후에 앞으로 확정될 분들도 많기 때문에 그분들의 의사가 단일할 수 없다는 걸 저희가 소송하면서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리인 입장으로서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수용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반대하시는 분들이라면 일본 기업을 상대로 해서 받으실 거라는 그 의사를 따라갈 수밖에 없고요. 대리인 개인의 입장으로서는 한 번이라도 반대를 하신다면 그분의 의사를 법률적으로 최대한 충족시키고 또 조력을 드리는 게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생존 피해자도 그렇고요. 유가족 중에도 아직 수용하지 않은 분들이 있으시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미 오랫동안 싸움을 이어왔는데 마음을 먹으신 걸까요?

[임재성]

사실 간단합니다. 한국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은 일본 기업 대신 한국 정부가 이 판결을 없애겠다는 겁니다. 즉 판결을 받으신 원고, 피해자, 채권자의 권리를 없애겠다는 거기 때문에 유족 같은 경우는 우리 부모님이 싸워온 판결을 일본 기업의 배상을 받지 못하고 없애지는 못하겠다.

내가 이 한국 정부에게 이 판결을 넘길 수 없다라는 입장이시고요. 생존자분들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일본 기업으로부터 사과받기 전까지는 이 문제가 끝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판단하고 계시기 때문에 이렇게 판결을 없애거나 채권을 없애는 조치에 대해서 반대하고 있으신 겁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지금 진행 상황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겁니까?

[임재성]

지금 정부의 입장은 피해자들, 특히 반대하는 피해자들을 계속 만나서 설득하겠다 정도의 입장인데요. 사실 이게 달라진 조건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계속 피해자들을 만나는 게 어떻게 보면 하나의 압력같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대리하는 피해자 유족분들에게 정부가 계속 만나자고 하는 게 부담스럽다라는 의견을 주셔서 제가 외교부 쪽에 그렇게 전달드리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지금 정부가 계속 설득하겠다, 진정성 있게 만나겠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이 피해자 쪽에서는 또 다른 압박일 수 있다라는 것을 이 자리를 통해서 말씀드리고 싶고요. 예를 들어 피해자가 원하는 요구사항에 대한 충족이 없다면 직접 피해자들은 지금 진행하고 있는 법적 절차, 즉 일본 기업의 자산에 대한 집행을 계속 해 나갈 수밖에 없다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변호사님, 마지막으로 대리인으로서 정부에 하시고 싶은 말씀 짧게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임재성]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기시다 총리의 언급에 대해서 대통령이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발언을 해 줘서 고맙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저도 이게 좀 억장이 무너지는 이야기였습니다. 실제로 성의 있는 호응이라는 것들을 계속 한국 정부가 요구해 나가야 되는 것 아닙니까? 피해자들의 판결을 이렇게 없애는 선제적 조치를 취한 이후에도 일본에게 그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 있다라는 것을 마치 자랑처럼 이야기하는 건 난센스 같고요. 지금 국면에서 일본 총리를 만난 건 한국 대통령이잖아요. 일본 총리에게 사실에 대한 인정, 사과를 요구해야 되는 건 의무인데 그 의무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총리가 이런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라는 건 너무 서운한, 안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하는 임재성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변호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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