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1분기 실적 선방했지만… 검색매출 부진·규제 리스크 우려

이경탁 기자 2023. 5. 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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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분기 영업익 3305억… 전년比 9.5%↑
영업익 반토막 난 카카오와 비교해 양호한 실적
경기 둔화, 규제 강화에 주가는 곤두박질
네이버 사옥./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선방했지만 회사의 핵심 사업 부문인 서치(검색) 플랫폼 매출은 저조했다. 검색 플랫폼 경쟁력이 약화되면 광고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커머스·핀테크·콘텐츠 매출 늘었지만… 검색 플랫폼 부진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연결기준)에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한 2조2804억원의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33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경쟁사인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5.2% 줄어든 711억원에 그쳐,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한 것과 비교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구체적으로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주요 사업 부문별 매출액은 ▲커머스 6059억원(45.5%↑) ▲핀테크 3182억원(15.8%↑) ▲콘텐츠 4113억원(94%↑) ▲클라우드 932억원(1.2%↑)으로 작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커머스의 경우 네이버가 올해 초 인수한 미국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의 편입 효과를 봤다.

하지만 같은 기간 네이버의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는 검색 플랫폼 사업 매출은 85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7.1%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전년도 올림픽·대선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란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기저효과란 기준 시점의 위치에 따라 지표나 수치가 실제 상태보다 위축되거나 부풀려진 현상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네이버 검색을 이용하고 있는 모습./조선DB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네이버의 핵심 사업이 검색”이라며 “검색 결과에서 인공지능(AI) 추천을 기반으로 많은 콘텐츠를 탐색할 수 있게 하며 검색 만족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이용자의 검색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원하는 검색 결과로 연결되도록 검색 화면을 새롭게 개편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매체력 강화를 위해 오픈톡, 이슈톡의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볼만한 콘텐츠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숏폼 등을 적용하는 등 하반기에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네이버 앱을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네이버는 최근 검색 시장에 충격을 준 오픈AI의 ‘챗GPT4′에 대응하기 위해 올 여름 차세대 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하이퍼클로바X는 전 세계 3번째이자 국내 최대 규모 한국어 학습량을 보유했다.

최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는 높은 성능에도 타사 대비 4분의 1 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한 동시에 이미지와 음성 등을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제 리스크에 주가는 곤두박질… 글로벌 공략 강화

네이버가 당면한 위기는 ‘규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초부터 네이버 등을 겨냥한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 지침을 강화했고,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달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온플법)’ 공청회를 열었다.

정치권은 온플법을 통해 플랫폼 입점업체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을 방지한다는 목표다. 이 법안에는 상품 노출 기준 등 필수 기재 사항을 포함한 중개 거래 계약서의 작성·교부 의무화 등이 담겨있다. 온플법이 통과되면 네이버 성장의 한 축인 커머스 사업 매출이 꺾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네이버에 대한 비판 수위를 계속 높이면서 별도로 플랫폼 지위 남용을 막는 ‘포털 플랫폼 기본법’(가칭) 입법까지 준비 중이다.

코로나 특수 당시 최고점(46만5000원)을 찍었던 네이버의 주가도 하락을 거듭하면서 2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의 성장 둔화가 본격화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5만원에서 24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사업부인 광고·커머스는 성장이 둔화하고,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콘텐츠·클라우드 사업은 전사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상황이 어려워진 만큼 일본과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X의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일본에서 연내 라인웍스, 네이버웍스와 같은 생산성 도구에 하이퍼클로바X를 접목한 B2B(기업간거래) 서비스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특정) 프로젝트에 집중해 그동안 해외에서 손실을 보고 있던 부분을 줄일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큰 매출 성장을 예상하고, 경쟁사보다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새로운 3개년(회계연도 2022년~2024년) 주주환원계획도 밝혔다. 향후 3년간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FCF(잉여현금흐름)의 15~30%를 전액 현금 배당한다. 이와 별개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8% 중 3%를, 향후 3년간 매년 1%씩 특별 소각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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