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기 사건 희생자에 한인 일가족도, 인종 혐오 범죄 가능성

한인 부부와 아이 등 총 3명 숨져, 자녀 1명도 치료중
외신 등은 극단적 인종주의자로 혐오 범죄 가능성 제기
바이든 대통령 "총기 규제 강화해야" 의회 요구

미국 텍사스주 한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 중 한인교포 일가족이 포함됐다. 한인 부부와 아이 등 총 3명이 숨졌고 이 부부의 자녀 1명은 현재 치료 중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미국 텍사스주 한 아웃렛에서 총기 난사 사건 탓에 쇼핑객들이 손을 들고 이곳을 떠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8일 주휴스턴총영사관 댈러스출장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3시36분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현장에서 30대 한국계 부부 조모 씨와 강모 씨, 이들의 3세 아이가 총격에 맞아 숨졌다. 이 부부의 다른 자녀인 5세 아이는 크게 다쳐 당일 병원으로 옮겨진 뒤 현재까지 치료받고 있다. 이들 일가족은 모두 미국 국적으로 확인됐다.

댈러스에 거주하는 이들은 주말을 맞아 쇼핑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한인 매체는 이 부부가 모두 전문직 종사자로,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사건 당시 이 아웃렛 앞 주차장에서 한 남성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총기를 난사해 모두 8명이 숨지고 최소 7명이 다쳤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앞서 이 아웃렛에 다른 신고로 출동해 있던 경찰관이 현장으로 즉시 달려가 교전을 벌인 끝에 범인을 제압했다.

현지 경찰은 범인의 신원을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로 밝혔다. 현재까지는 그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사에 정통한 고위 경찰 소식통은 그가 소셜미디어상에서 극우 극단주의와 관련해 활동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사망한 범인이 옷에 ‘RWDS’라고 적힌 휘장을 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 문구가 ‘Right Wing Death Squad’의 약칭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범인이 극단적인 인종주의자로 혐오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 등 총기 규제를 강화해 줄 것을 의회에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어제 AR-15 스타일의 공격용 무기와 전술 장비로 무장한 공격자가 아웃렛에서 무고한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했는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면서 “이런 공격은 익숙해지기에는 너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사회는 올해 약 200건의 대규모 총기 사건을 겪었다”면서 “1만4000명 이상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어린이들의 주요 사망 원인이 총기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의회에 공격용 소총과 대용량 탄창을 금지하고, 보편적 신원조회, 안전한 보관 장소 요구, 총기 제조업체에 대한 면책 종료 등에 대한 법안을 (통과시켜) 내게 보내 달라고 재차 요청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 총기 난사 사건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연방정부 기관에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

아웃렛 인근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꽃다발들이 놓여진 모습. 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