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에서 월경자들에 차량 돌진해 7명 숨져

이본영 2023. 5. 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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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의 멕시코 국경 인근 도시 브라운즈빌의 월경자 보호시설 앞에서 7일 오전 8시30분(현지시각)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사람들을 향해 돌진해 7명이 숨지고 적어도 10명이 다쳤다.

최근 미-멕시코 국경 지대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월경자를 즉각 추방할 수 있게 한 '42호 정책'의 종료를 앞두고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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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에서 월경자들을 덮쳐 7명을 숨지게 한 차량이 도로에 놓여 있다. 브라운즈빌/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의 멕시코 국경 인근 도시 브라운즈빌의 월경자 보호시설 앞에서 7일 오전 8시30분(현지시각)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사람들을 향해 돌진해 7명이 숨지고 적어도 10명이 다쳤다.

한 목격자는 “랜드로버 차량이 사람들이 앉아 있는 버스 정류장을 향해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돌진했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운전자는 연석을 들이받은 차량이 전복되자 차문을 열고 달아나려 했으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단순한 사고인지 고의성이 있는 범죄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와 관련해 운전자가 이주자들을 향해 욕을 뱉은 뒤 차를 돌진시켰다는 목격담도 있다고 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히스패닉계로 알려진 운전자가 “너희가 내 땅을 침범했어”라고 고함을 질렀다는 목격자 얘기를 전했다.

이곳의 월경자 보호시설은 국경을 넘은 뒤 억류됐다가 풀려난 이들을 며칠간 재워주는 곳이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베네수엘라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멕시코 국경 지대는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월경자를 즉각 추방할 수 있게 한 ‘42호 정책’의 종료를 앞두고 긴장감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11일 이 정책 종료를 앞두고 월경을 시도하는 이들이 증가했다. 월경자들의 주요 통로인 브라운즈빌에는 최근 며칠간 하루에 2500명가량이 몰려들었다. <에이피> 통신은 이곳 국경순찰대가 억류한 6천여명 중 4천여명이 베네수엘라인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42호 정책’이 만료되면 미국은 “공식적으로 제3세계 국가가 될 것”이라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장했다.

이 사고는 텍사스주 앨런에서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진 이튿날 발생했다. 6일 앨런의 한 쇼핑몰 앞에서는 마루리시오 가르시아(33)라는 이름의 총격범이 소총을 난사해 8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경찰은 현장에서 사살당한 가르시아의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인종주의적인 글과 신나치 상징을 발견하고 범행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또 발생했다는 소식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돌격소총 금지 입법을 다시 촉구하면서 공공건물에 조기를 걸라고 지시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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