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학살자’ 알아사드 대통령 아랍연맹 복귀… “美, 중동영향력 약화”

황혜진 기자 2023. 5. 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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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을 독가스 등으로 살해해 '중동의 학살자'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바샤르 알아사드(사진)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가 12년 만에 아랍연맹에 복귀한다.

다만 일부 아랍 국가들은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미국 등은 즉각 성명을 내고 "무고한 시리아인을 고문·살해하고 있는 알아사드 정권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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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인사 학살·고문 자행
화학무기 살포 등으로 퇴출
사우디와 화해 후 관계 급물살
22개 회원국 중 13개국 ‘찬성표’
사실상 12년만에 면죄부 받아
미·영 등 서방은 ‘반대 성명’

자국민을 독가스 등으로 살해해 ‘중동의 학살자’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바샤르 알아사드(사진)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가 12년 만에 아랍연맹에 복귀한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사실상 면죄부를 받게 되자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다만 일부 아랍 국가들은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미국 등은 즉각 성명을 내고 “무고한 시리아인을 고문·살해하고 있는 알아사드 정권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7일 알자지라통신과 WSJ 등에 따르면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아랍연맹 회원국 외교 수장 회의에서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가 결정됐다. 투표에서 22개 회원국 중 13개 국가가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모로코, 쿠웨이트, 카타르, 예멘 등은 재가입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19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리는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는 지난 2011년 알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해 아랍연맹에서 퇴출당한 바 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 이후 별도의 시설을 만들어 반정부 인사들을 고문하고, 2014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근처 반군 지역에 화학무기를 살포해 국제사회 제재 대상이 됐다. 2014년 유엔 보고서에는 어린이들이 반군과 관련 있다는 이유로 폭행당하고 손발톱이 뽑히며 성폭행당했다는 내용도 남겼다.

하지만 알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와 이란 등 우방국의 군사 지원에 힘입어 국토 대부분을 장악하고, 2월 강진 등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면서 주변 아랍 국가에 시리아 난민 문제 해결이 발등의 불이 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중동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가 영향력 확대를 위해 시리아의 우방국인 이란과 관계 개선에 나서고, 시리아의 아랍연맹 복귀에 힘을 실어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이후 미국과 관계가 소원해지고, 미국의 외교·안보 중심이 중동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자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며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선 상태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성명을 통해 “미국은 (시리아에 대한) 핵심 제재 원칙을 지킬 것이며, 우리의 제재가 완전히 효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타리크 아흐마드 영국 외교부 중동 담당 국무상도 “영국은 알아사드 정권과의 관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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