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회복 큰 기대 말라"…뚜껑 연 서방기업들이 보인 실망감

정혜인 기자 2023. 5. 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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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빠른 경기회복세를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경고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주요 서방 기업은 올해 1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의 배경을 예상보다 느린 중국의 경기회복 탓으로 돌리며,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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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CEO들 "1분기 부진, 예상보다 더딘 중국 회복세 탓"…
세계 경기침체·G2 갈등 등 불확실성에 회복세 지속 불투명
/AFPBBNews=뉴스1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빠른 경기회복세를 기대하기엔 이르다는 경고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주요 서방 기업은 올해 1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의 배경을 예상보다 느린 중국의 경기회복 탓으로 돌리며, 중국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이후 중국 경제는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그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고, 각종 불확실성에 회복 지속 여부도 불투명해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FT는 최근 2주간 이어진 1분기 실적발표에서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 주요 관계자의 발언을 종합해 이같이 전했다.

앞서 경제 전문가들과 산업계는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로 중국 경제가 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봉쇄로 그간 억압됐던 소비심리가 폭발하고,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연이어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방 기업들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화장품 업체 에스티로더의 파브리치오 프리다 CEO는 지난 3일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아시아 여행 회복세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변동성이 크고 다른 지역에서 경험했던 것보다 (회복세가) 점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국인의 여행 수요가 늘었지만 면세점 등에서의 실제 지출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4월 29일~5월 3일) 연휴 중국 관광 수요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대비 19.1% 증가한 반면 지출은 0.7% 증가에 그쳤다.

/AP=뉴시스

글로벌 호텔 체인인 힐튼의 크리스토퍼 나세타 CEO도 예상보다 더딘 중국의 경기 회복세에 실망하며 "중국은 올해 내가 원하는 만큼 (전체 실적에) 기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는 "(중국의 경기) 회복은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것보다 느린 속도로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스타벅스도 중국 소비가 기대만큼 회복되지 않았다며 올해 2분기부터는 중국 시장 매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기업은 중국 시장의 회복 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미국 생활용품 판매업체인 콜게이트 팜올리브는 "소매 여행 사업이 회복된 것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했다. 미 반도체업체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몬 CEO는 "리오프닝 이후 중국 시장이 반등할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아직 그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도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중국 민간·중소기업의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지난 4월 수치는 49.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치(50)와 시장 전망치(50.3)를 모든 밑도는 동시에, 3개월 만에 50 아래로 떨어지며 경기위축으로 전환한 것이다.

차이신 인사이트그룹의 왕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월 제조업 악화는 경제 회복의 기반이 견고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노무라홀딩스 경제학자들은 "부동산 부진,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 고조 등이 중국 경기회복세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문제로 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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