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병수 수원 신임 감독 "어렵고 두려운 도전…차근차근 나아가겠다"

안영준 기자 2023. 5. 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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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진 수석코치·신화용 코치 합류…최성용 대행은 떠나
김병수 수원 신임 감독(수원 삼성 제공)

(화성=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게 된 김병수(53) 신임 감독이 "차근차근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병수 감독은 8일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은 앞서 4일 김병수 감독을 제8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를 참관한 김병수 감독은 7일부터 훈련을 지도, 공식적으로 수원 감독으로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김병수 감독의 데뷔전은 오는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전이다.

'김병수호'는 주승진 수석코치, 오장은 코치, 주닝요 피지컬 코치, 김주표 코치, 신화용 골키퍼호 체제로 새로운 코칭스태프 구성을 완료했다. 김병수 감독은 "선수단 파악 용이와 훈련의 연속성을 위해 기존에 수원을 잘 아는 인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최성용 감독대행은 팀을 떠났다.

수원의 현재 상황은 쉽지 않다. 수원은 11라운드까지 1승2무8패(승점 5), 최하위에 처져 있다. 하루빨리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강등권 탈출이 쉽지 않은 위기다.

김병수 감독은 "지금이 어려운 상황인 건 맞다. 11경기서 9득점 18실점이면 균형이 깨졌다는 뜻이다. 그것을 인지하는 것부터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겠다"면서 "내가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 단번에 바뀌는 건 없더라. 힘들더라도 단기간에 빠르게 바꾸려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자신감을 갖고 조금씩 나아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칭찬보다는 욕을 더 많이 듣겠지만 욕을 먹어도 그 안에서 발전할 수 있다면 가치있는 일일 것"이라는 견해도 더했다.

최근 수원은 거듭된 패배와 추락으로 팀 전체에 패배의식이 깃들어 있었는데, 김병수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결과를 내는 데만 매몰되면 오히려 안 풀린다.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선수들이 즐기면서 뛸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세와 분위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지난 7일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을 때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말고, 해야 할 것을 하자고 했다"고 전한 뒤 "팀원이 하나로 뭉쳐서 기뻐도 같이 기뻐하고 슬퍼도 같이 슬퍼하는 집단으로 성장하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김병수 수원 감독(수원 삼성 제공)

다음은 김병수 신임 감독과의 일문일답.

-수원에 부임한 소감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운 상태다. 그것을 인지하고 거기부터 조금씩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팀이 단기간에 변화한다는 건 쉽지 않다. 그래도 자신감을 갖고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

-밖에서 본 수원을 보면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11경기에서 9골을 넣고 18실점을 했다는 건 균형이 깨진 건 사실이다. 급진적으로 바꿀 생각은 없지만 변화는 필요해 보인다. 지금 큰 변화를 준다 하더라도 효과가 크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상황을 잘 이해하고 조금씩 바꿔나가는 게 중요하다.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이유? ▶사실 힘들었다. 인간적으로 안 힘들 수가 없다. 하지만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도전을 피할 생각은 없었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칭찬보다는 욕을 많이 먹겠지만 욕을 먹어도 발전할 수 있으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강원에서 보여줬던 축구를 이어갈 것인지? ▶수원은 나 혼자만의 팀은 아니다. 내가 하고싶은 대로만 하려는 건 미련스러운 생각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선수들에게 억지로 강요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전술적으로는 변화가 없겠지만 스타일은 만들 수 있다. 공을 오래 소유하면서 더 즐길 수 있는 축구를 모색하겠다.

-수원에서 어떤 축구를 펼칠 것인지? ▶축구는 선수 구성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어떤 축구를 하겠다는 개념보다는 우리 팀 선수 구성에 맞춰서 스타일이 결정될 것이다. 현재는 부상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경기를 하기가 버거운 상태다.

-코치진 구성의 이유는? ▶코치진 구성이 어려웠다. 시즌 도중 부임한 게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기존에 나와 맞췄던 사람들을 섭외하기가 어려웠다. 그 외에 사람들을 접촉해서 같이 하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았다.

나도 수원 선수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처지인데 새 코치도 팀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래서 수원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첫 조건이었다. 주승진 수석코치 선임과 관련해 말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지금은 수원의 내부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했다.

-선수단과 상견례에서 어떤 말을 해줬는지? ▶선수들에게 잔소리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는 말을 해줬다. 또 '내분이 발생했을 때 하나는 반대하는 세력, 하나는 중간 세력, 하나는 따라가는 세력이 있다. 본인들이 선택하는 게 본인 수준이 된다.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다고 했다.

팀원들이 하나로 뭉쳐서 기뻐도 같이 기뻐하고 그런 집단으로 성장해야 한다. 부족하지만 그런 쪽에 더 집중하려 노력하고 있다.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념기념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병수(강원FC) 감독이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19.10.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첫 훈련을 진행한 소감은? ▶나쁘지 않았으나 회복훈련이라 큰 의미는 없었다. 선수들과 알아가는 정도의 시간이었다. 오늘(8일) 훈련을 하루 하고 바로 경기에 나서야 한다.

-영입하고 싶은 선수에 대해 구단과 대화를 나눈 게 있는지? ▶선수 보강을 하려면 내부 선수들을 판단하는 게 먼저다. 취약 포지션이 어디인지 파악되면 그 쪽에 집중적으로 선수를 보강해야 한다. 구단과 아직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강원에서 경질된 감독을 경질된 감독 대신 뽑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한 번 실패했다고 인생에서 낙오되는 건 아니고, 잘 했다고 반드시 계속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사람 생각이 어떻게 100% 똑같을 수 있나. 개인차가 충분히 존재한다. 내가 열심히 해서 비판을 불식시키고 잘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사람 일은 모른다.

-전북전 다음이 친정인 강원전이다. ▶강원전까지는 아직 생각을 안 하고 있다. 강원은 내게 좋은 추억도 있고 나쁜 추억도 있다. 만나면 반가울 것이다. 다만 여러 경기 중 한 경기일 뿐이라는 마음으로 준비할 것이다.

-패배의식을 해소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우선 선수들이 훈련을 통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작은 거기서 해야 한다. 그 부분이 잘 이뤄진다면 선수들이 경기에 대해서 조금 더 몰입할 것으로 본다. 모든 게 단번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내가 아는 상식전에서 빠르게 바뀔 수 있는 건 없다.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게 중요하다. 일단 분위기를 잘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결과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못 한다.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우리는 올해 굉장히 힘든 상황인데, 내년은 의미가 없다. 당장 해야 할 것들을 먼저 해야 한다. 그 다음에 여유가 생긴다면 목표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 있겠다.

-희망을 본 게 있나? ▶이틀 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말하기가 시기상조다. 다만 선수들이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희망은 갖고 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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