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비바람’이 바꾼 KLPGA 기록 2가지… ‘박현경 연속 컷 통과 중단’ ‘김수지 장타 1위 등극’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2023. 5. 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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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사진 KLPGA 제공>
누가 겨울철에도 골프 치기 좋은 부산에서, 그것도 5월에 이런 악천후를 만날 것으로 예상이나 했을까.

지난 7일 부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은 지독한 폭우와 강풍으로 파행을 겪은 끝에 2라운드 36홀로 우승자를 가렸다. 무려 13명이 기권을 할 정도로 최악의 악천후였다.

비바람은 누군가에게는 행운을 가져다주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불운의 씨앗을 제공하기도 한다. 출발 시간대에 따라 운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실력 보다 운에 더 좌우되다 보면 이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박보겸(25)은 생애 첫 홀인원의 기운을 받아 60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부산 비바람이 가져다 준 행운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또 이번 대회로 2년 가까이 이어가던 ‘연속 컷 통과’ 기록이 끊긴 박현경은 비바람 핑계를 대도 될 만큼 운이 나쁘다고 할 수 있다.

박현경은 지난 2021년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부터 올해 4월 크리스 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까지 53개 대회에서 한 번도 컷 오프를 당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비바람에 샷이 흔들리며 보기를 연발한 끝에 결국 컷 통과에 실패했다. 최종 3라운드가 취소되면서 순위는 공동75위로 돼 있지만 사실상 컷오프가 된 것이다. 첫날 4번 홀부터 8번 홀까지 5개 홀은 아마도 평생 잊히지 않을 악몽이었을 것이다. 4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더니 5번 홀부터 8번 홀까지 4연속 보기를 범했다. 5개 홀에서만 6타를 잃은 것이다. 1라운드 78타 공동101위에서 최선을 다해 봤지만 끝내 컷오프 기준선에 2타가 모자랐다.

박현경. <사진 KLPGA 제공>
이걸 운이 좋다고 해야 하나. 같은 기간 KLPGA 투어에서 잘 나가는 세 선수는 부산 대신 일본으로 향했다. JLPGA 메이저대회인 살롱파스컵에 출전한 박민지, 김수지, 이소미다. 이들 중 김수지는 박현경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랫동안 컷오프가 없었던 선수였다.

지난 시즌 27개 대회에 출전해 26개 대회에서 상금을 수령했는데, 딱 한번 컷 탈락한 대회가 바로 시즌 개막전인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이었다. 이번 시즌 5개 대회에서 컷 통과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김수지는 현재까지 총 31개 대회에서 컷 오프가 없다.

김수지는 가장 최근 출전 대회에서 하마터면 컷 탈락을 할 뻔했다. 2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이 물에 빠지는 바람에 네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고 다행히 먼 거리 퍼팅을 성공하면서 극적인 보기를 기록했다. 이 보기 덕분에 김수지는 가까스로 ‘턱걸이 컷 통과’를 할 수 있었다.

일본에 잠깐 다녀왔더니 김수지가 KLPGA 투어 1위에 오른 통계가 있다. 바로 누구나 한번 오르고 싶은 꿈의 기록 장타랭킹 1위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장타랭킹은 황유민이 259.48야드를 치고 1위에 올랐고 김수지가 258.36야드로 2위였다. 하지만 황유민도 교촌 1991 레이디스 오픈에서 비바람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결국 그의 평균 거리는 253.50야드로 줄었고 순위도 곽보미(255.31야드)에 이어 3위로 내려 왔다.

하지만 여전히 258.36야드를 기록한 김수지는 아마도 생애 처음으로 장타랭킹 1위에 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 ‘교촌 비바람’이 가져다 준 장타 1위인 것이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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