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휴전선 인근 민간인 대상 고엽제 피해 실태 조사
현행법은 군인과 군무원으로 지원 대상 제한
경기 파주시가 휴전선 인근 접경지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민간인 고엽제 피해 실태 조사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일종의 제초제인 고엽제는 사람과 동물에게도 악영향을 끼치는 위험 물질이지만 1960년대 후반 경계 작전을 위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살포됐다.
파주시는 “이번 조사는 현행법상 군인과 군무원만 고엽제 피해지원을 받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DMZ 일대 고엽제 노출 피해가 수면 위로 떠 오른 때는 1990년대 들어서다.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이 고엽제 노출 피해를 주장하면서, 당시 DMZ 일대 근무자들도 자신들이 앓고 있던 질병과 연관성을 의심하면서다.
파주시의 첫 조사는 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 지역인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 마을에는 140여 명의 주민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고엽제 후유증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주장하며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대성동 마을 일대에 고엽제가 살포된 것은 1967년부터 1971년까지다. 미국 보훈부는 1967년부터 1971년까지 DMZ 일부 지역에 고엽제를 살포한 사실을 인정한 상태다.
정부에서도 1993년 관계 법령을 제정해 당시 인근에서 복무한 군인과 군무원에 한해 피해지원을 해오고 있다.
현행‘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도 월남전에 참전해 고엽제 살포지역에서 복무했던 군인과 군무원, 남방한계선 인접 지역에서 복무했던 군인이나 군무원 등으로 제한해 규정하고 있다.
민간인 출입통제구역 내 강원 철원 일부 지역 주민들도 유사한 피해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우선 대성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고엽제 노출 피해 실태조사를 벌여 그 결과에 따라 정부에서 피해 보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자체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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