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오피스 현실과 판타지 사이 어디쯤…‘레이스’, ‘미생’ 넘을까[종합]
또 하나의 ‘역대급’ K-오피스 드라마 탄생을 기대해도 될까. 디즈니+ ‘레이스’가 차별화된 디테일과 캐릭터의 매력으로 야심찬 레이스를 시작한다.
8일 오전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스’(감독 이동윤)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레이스’는 스펙은 없지만 열정 하나로 대기업에 입사하게 된 박윤조(이연희 분)가 채용 스캔들에 휘말리며, 버라이어티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K-오피스 드라마다.
이연희는 극중 박윤재 역을 통해 오피스물에 처음 도전한다. 그는 “내 나이 또래 친구들이 겪고 있는 고충이 시나리오에 잘 나타나 있었다. 윤조 캐릭터를 보면서 요즘 친구들을 대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친구들에게 직장생활에 대해 많이 물어보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연희는 극중 캐릭터에 대해 “스펙아웃이지만 열정만큼은 만랩인, 일을 너무 좋아하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친구”라고 소개하며 “내가 가진 열정을 보여드리려 노력 많이 했다”고 말했다.
홍종현은 극중 류재민 역에 대해 “윤조와 어린 시절부터 굉장히 가깝게 지낸 사이이고 서로 많은 걸 공유하는 사람이다. 일에 있어서 보면 두 사람은 다른 태도를 가지고 있다, 윤조는 열정이 많은데 누가 봐도 에이스이지만 일에 열정을 쏟는 캐릭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이연희는 “홍종현씨는 친해지기 전에는 차가운 면이 있어 보였는데 친해지니까 장난도 많이 친다, 나보다 동생인데 일할 때는 카리스마가 있고 멋지다”고 말했다.
이에 홍종현은 “이건 누나의 공이 컸다. 오랜 친구 역할이니까 촬영하기 전에 많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어주셨다”라며 “술을 진탕 마시고 친해지기도 했고, 그러다 보니까 진짜 친해져 있더라. 내게 선배님인데 친한 누나, 친구처럼 느껴지더라”라고 고마워했다.
칼단발을 선보이게 된 데 대해 문소리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했다. 최대한 꼰대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배우들이 나를 어려워하면 어떡하나 하면서, 현장에서 조용히 연기하고 칼퇴하자는 생각으로 칼단발도 해봤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그렇다면 후배들이 본 문소리는 어땠을까. 이연희는 “문선배님이 구희정 역에 캐스팅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기하지 말고 바라보면 되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첫 만남 자리가 너무 설롔고 기뻤다. 한번도 먼저 다가가거나 이야기하지 않는 편인데, 그땐 어떤 용기가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인사 드리고 술 한 잘 따라드렸다”고 말했다.
홍종현은 “너무 좋았다. 선배님과 함께 하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고 실제로도 봤을 때 ‘이런 상사라면, 이런 분이라면 내가 무조건 믿고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중 캐릭터로서도 연기 선배님으로서도 그런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극중 서동훈 대표 역을 맡은 정윤호는 “화목한 분위기에서 촬영했다. 극중 대표 역할인 서동훈은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판타지를 가진 인물이라 즐겁게 촬영했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이동윤 감독은 정윤호의 현장에서의 모습에 대해 ‘열정맨’이었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은 “정윤호와 처음 작업이었는데, 평소 열정맨이라는 걸 알고 있는 상태였다. 솔직히 방송용이 아닐까 의심도 했는데 함께 해보니 늘 열정이 넘치더라”고 말했다. 이어“가수 활동을 병행하느라 가장 바쁜 스케줄 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흐트러짐 없이,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하더라. ‘이 친군 뭐지? 저렇게 살면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문소리는 이연희의 열정에 놀란 소회도 솔직하게 전했다. 문소리는 “나에게 이연희는 굉장히 여리여리하고 여성스럽고, 코스모스 같은 이미지였다. 한없이 맑은 이미지였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굉장히 당차고 열정 넘치는 말투와 목소리더라. 원래 이연희가 저런 사람인지 박윤조가 들어가서 저런 사람인지 모르겠더라”고 기존 이미지와 달랐던 이연희의 모습에 대해 언급했다.
이동윤 감독 역시 이연희가 기대를 뛰어넘는 열연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이 감독은 “실제로 이연희씨를 만나보니 굉장히 씩씩하고 강단있더라. 그걸 겉으로 표현을 잘 표현 안 하는 편이었는데, 윤조는 사회생활 초년생이 아니라, 대리경험도 몇 년 해 본 자기판단이 있는 역할이었는데 연희씨를 만나보고 이 역할에 딱 맞겠구나 싶었다. 또 실제로 촬영을 해보니 너무 잘 하더라. 이정도면 됐다 싶었다”고 만족해했다.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신경쓴 부분에 대해 이 감독은 “결국 대중이 동시대에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조금만 대충해도 욕을 많이 먹겠구나 싶어 디테일에 굉장히 많이 신경썼다. 또 홍보일을 할 때, 대기업 홍보실이 있고 작은 홍보사가 있고, 잘나가는 홍보대행사도 있다. 각자의 포지션에 있는 분들을 인터뷰했는데 같은 일을 해도 어디서 일하느냐에 따라 정말 많이 다르구나 싶었다. 그 부분을 캐릭터에 녹여냈다”고 말했다.
또 오피스물 대표작인 ‘미생’과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이 감독은 “‘미생’은 오피스드라마의 정석이라 할 수 있다. ‘미생’이나 ‘나의 아저씨’의 느낌을 차용하기는 했다. 다른 점은, ‘미생’은 좀 더 그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뤘다면 우리는 기본적으로 홍보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홍보 안의 일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문소리는 “가도가도 끝이 없는 외로운 길 나그네길 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며 “끝이 없는 거니까, 목적지가 어디인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오늘도 내가 좋은 사람들과 눈 맞추고 가고 있구나, 그게 행복이라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정윤호는 “레이스처럼, 그 속에서 페이스메이커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혼자도 좋지만 누가 함께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좋은 페이스메이커를 만난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나도 어디 중간 쯤인 것 같다. 예전에는 정해진 길이 있는 줄 알았다. 저만큼 빨리 가야 되는데, 그런데 길은 자기가 만들어가는 게 있구나 싶더라. 진도도 중요하지만 어느 길로 가는지도 중요하구나 싶더라”고 덧붙였다.
‘레이스’는 드라마 ‘하이에나’의 김루리 작가가 대본을 맡고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20세기 소년소녀’의 이동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연희, 홍종현, 문소리, 정윤호 등이 출연한다. 10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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