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만난 경제단체장 “공급망 협력 통해 공동이익 추구”

■ 한 · 일 경제협력 강화 논의
상의 “일본 기업인 방한 관심 부탁”
경총 “관계 개선에 재계 기대 커”
기시다, 의원연맹 회장단 면담
여당 정진석 “셔틀외교 복원 감사”
야당 윤호중 “안보문서 재개정을”

경제인들 미소 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 기하라 세이지 내각관방 부장관,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기시다 총리,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 전경련 제공

방한 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국내 6개 경제단체장과 한일경제협회장(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을 만나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 경제 6단체장이 모두 참석했다. 이들은 기시다 총리에게 경제인 교류 확대 지원을 요청하고, 반도체·배터리·수소경제 등 분야의 기술 개발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 등에 있어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주한일본대사관 주최로 비공개 티타임 형식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최태원 회장은 “지금은 양국 협력이 필요한 분야가 어느 때보다 많다”며 “일본 기업인들이 한국을 많이 방문해 협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상의도 반도체, 배터리, 모빌리티, 벤처, 에너지 등 분야에서 양국 기업인 간 협력을 모색 중”이라고 밝히고, 다음 달 9일 부산에서 6년 만에 재개되는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에 대한 지원도 요청했다.

손경식 회장은 간담회 후 “셔틀외교가 복원되면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기시다 총리가 협력적으로 말씀을 해줘서 앞으로 한·일 관계가 잘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자열 회장은 “경제 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양국은 해외 자원 공동 개발 및 핵심 전략 물자의 공급망 협력을 통해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수소 등 에너지 신기술 개발이나 생산·공급 협력 또는 제3국 공동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 회장은 이날 오후 일본으로 출국, 4일간 정·재계 인사를 면담하고 세미나와 전시상담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기문 회장은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을 위해 일본과의 원활한 거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짧은 면담 시간으로 인해 이날 회동이 ‘요식 행위’ 이벤트에 그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때와 달리 이번에는 양국 경제계가 주최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도 없었다.

한편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정 의원은 기시다 총리에게 셔틀 외교가 복원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하고 한·일 관계가 선린우호 관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윤 의원은 “한국 국민은 아직 기시다 총리가 아베 시대를 넘어 기시다 시대를 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한·미·일 간 안보협력이 논의되는 데 대해 일본이 안보문서를 재개정할 것을 요청했고, 기시다 총리의 후쿠시마(福島) 시찰단 제안에 대해서도 양국 전문가의 공동검증 기회가 되게 노력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호준 · 이승주 ·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