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기자회견] '수원 소방수' 김병수 감독, "단기간 변화 어려워...분위기부터 바꾸겠다"(일문일답)
[인터풋볼=하근수 기자(화성)] 김병수 감독이 위기에 빠진 수원 삼성을 이끈다.
수원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원삼성축구단은 제8대 감독으로 김병수 감독을 4일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2월 말까지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추락을 거듭했던 수원이 결단을 내렸다. 이병근 감독을 경질하고 김병수 감독을 선임했다. 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할 차기 감독의 조건으로 자기만의 플레잉 스타일을 바탕으로 한 축구 철학, 선수단 소통, 경기 대응 능력 등으로 정하고, 김병수 감독을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로 결정했다"라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수원이 지닌 문제점에 대한 분석과 앞으로를 위한 솔루션을 가장 적극적이면서 세부적으로 제시했다는 김병수 감독. 수원은 8일 오전 11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김병수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병수 감독은 위기에 빠진 수원을 구출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지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이하 김병수 수원 감독 취임 기자회견 일문일답]
Q. 부임 소감
A.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운 상태일 것이다.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단기간에 바뀌는 것은 쉽지 않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Q. 수원 문제점
A. K리그는 굉장히 어려운 리그다. 누가 이겨고 져도 이상하지 않은 타이트한 구조다.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1경기 동안 9골을 넣었고 18실점을 했다는 건 팀 균형이 깨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변화를 모색해야 하지만 급진적으로 진행할 생각은 없다. 크게 변화를 주더라도 크게 효과는 없을 것이다. 상황을 이해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싶다.
Q. '병수볼 부활?' 추구하는 스타일
A. 수원은 나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하면 기회를 엿볼 수 있겠지만 지금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우리가 스타일을 만들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공을 갖고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시작한 다음 방법을 모색하겠다.
Q. 감독직 수락에 대한 구체적인 배경
A. 힘든 결정이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도전을 피할 생각이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칭찬보다는 욕을 많이 듣겠지만 당연한 일이다. 욕을 먹더라도 성장할 수 있다면 그 역시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축구는 결국 팀 선수 구성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공격과 수비 같은 개념보단 선수 구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부상자들이 많아서 경기를 하기가 버거운 상태다. 지금은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Q. 수원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
A.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유스 시스템은 워낙 잘 돌아가고 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1군에 힘든 부분들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이것이 내 임무다.
Q. 코치진 구성 및 배경
A. 굉장히 어려웠다. 가장 큰 걸림돌은 중도 부임이었다. 나와 기존에 합을 맞췄던 사람들을 섭외하기 힘들었다. 그 외 사람들과 접촉해서 함께 하려고 했다. 하지만 수원 선수들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새 코치도 파악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고 판단했다. 수원을 잘 이해하는 사람을 수석코치로 세웠다(주승진 수석코치). 내부적으로 잘 아는 사람이 적합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주승진 코치는 계속 고사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다. 다시 설득해서 받아들였다. 오장은 코치도 마찬가지다. 팀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내부 사람이라고 생각이었다. 선수 파악 시간을 고려한다면 그만한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다. 코치진을 꾸리기에는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 지금 구성한 코치진이 최선이다.
Q. 선수단 미팅 내용
A. 선수들에게 잔소리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라고 이야기했다. '반대하는 세력, 중도 세력, 적극적으로 임하는 세력이 있다. 본인들이 선택한 쪽이 본인의 수준이 될 것이다. 여러분의 선택이 어떨지 궁금하다'라는 메시지를 줬다.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다. 축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2번째 문제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 팀원들이 이기든 지든 함께 뭉치고 같이 기뻐해야 하는 것이다. 부족하지만 그런 쪽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여름 이적시장 계획
A. 전력 보강을 하려면 기존 선수단 파악이 우선이라 보고 있다. 취약한 부분을 판단하면 그 부분에 집중해 보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단과 깊게 대화하진 않았지만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단기 목표와 중기 목표
A. 계약기간은 크게 의미 없다. 우리는 힘든 상황에 있기 때문이 지금을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 기간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성장하는 것이다. 그 이후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면 목표에 대한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다음 라운드 전북 현대 상대
A. 아직 준비 중이다. 지금은 뭔가를 하기에 힘든 상황이다.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떻게 지혜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Q. '경질 감독→소방수' 비판
A. 사실이다. 사람 일은 모른다. 한 번 실패했다고 인생에서 낙오되는 건 아니다. 반대로 잘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다. 뭐든지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사람 생각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는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전부 존중한다. 중요한 건 지금 열심히 하고 내가 잘하는 것이다.
Q. 선수단 패배 의식
A.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그 부분이 잘 이뤄진다면 경기에 조금 더 몰입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기간에 바뀌긴 힘들 것이다. 경기력 또한 단번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동력을 얻고 경기에 집중하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위기 돌파구 비책
A. 비책이 있으면 좋겠다. 빠르게 변화되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일단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분위기를 좋게 끌고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결과에만 포커스를 맞춘다면 더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즐거워야 한다. 여기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사진=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수원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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