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수부진 완화로 경기 하강세 진정" 성장률 전망 조정은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14개월째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졌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05.01.

우리나라 경기의 급격한 하강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8일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경기 상황을 종전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KDI는 지난 2월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고 3월과 4월에는 '부진 지속' 판단을 내렸다.

KDI는 제조업 생산이 위축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됐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경기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3월 반도체와 전자부품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26.8%, 30.4% 감소했다. 반면 3월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 및 창고업 생산은 각각 18.2%씩 증가하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이 6.2% 증가했다.

소매판매 부진도 완화하면서 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3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0.5% 증가했다. 전월대비로도 0.4% 증가(계절조정 기준)하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말 건설자재 수급 차질로 지연됐던 공사가 재개되면서 단기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시현했다. 구체적으로 3월의 전년동월대비 건설기성(한 달 동안 시공한 공사실적)은 전월(21.7%)에 이어 15.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황세진 KDI 경제전망실 전문위원이 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금리인상의 주택건설에 대한 영향과 향후 전망'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2023.5.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축소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월 전년동월대비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월(4.2%)보다 축소된 2.2%를 보였다. 전월 대비(계절조정)로도 2.2% 감소했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둔화 지속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4월 전년동월대비 수출은 14.2% 감소하며 전월(-13.6%)에 이어 큰 폭 감소세가 계속됐다.

노동시장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큰 폭 증가하며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3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46만9000명 증가하며 전월(31만2000명)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KDI는 "최근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진에도 고용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취업자 수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KDI가 경기 상황을 종전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다른 기관보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높고 여전히 경기가 부진하다고 보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11일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성장률을 1.8%로 전망했고 올해 2월에도 같은 수치를 제시했다. 정부는 올해 1.6% 성장을 전망하고 있지만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은행은 종전 전망치인 1.6%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근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