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는 재난문자, 앞으로는 재난 상황에만 울린다

이달부터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재난문자로 피로감을 느끼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빙판길 안전운전’과 같은 단순한 안내 문자는 사라진다.

행정안전부는 7일 재난문자 송출기준을 이달부터 올해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개선한다고 밝혔다.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재난문자 발송을 줄이고 긴급하고 필요한 정보만 신속하게 송출한다는 취지다. 2005년 5월15일부터 시작된 재난문자는 △위급재난(전시사항, 공습경보, 규모 6.0 이상의 지진 등 국가적인 위기 상황) △긴급재난(태풍, 화재 등 자연‧사회재난 발생) △안전안내문자(겨울철 안전운전 등 안전주의를 요하는 경우)로 나뉜다. 2019년 연평균 414건이 송출됐던 재난문자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안내문자를 시작하면서 지난해까지 3년간 연평균 5만4402건이 송출돼 건수가 131배 증가했다.

우선 오는 10일부터 ‘빙판길 조심’ 등 단순 안내는 발송하지 않고, 도로통제 시에만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극한호우(50㎜/1h, 90㎜/3h 호우 동시 관측)가 일어날 경우 기상청에서 읍면동 단위로 위험지역에 있는 주민에게 직접 재난문자를 발송한다. 이 규정은 다음달 15일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후 내년 5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한다. 지진 재난문자는 송출 대상지역을 현행 광역 시‧도 단위에서 시·군·구 단위로 변경해 약한 진동을 느끼거나 거의 진동을 느끼지 못하는 원거리 시·군·구의 주민에게는 재난문자가 송출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한다.

또 지진발생 재난문자(발생 일시·장소, 규모) 송출 권한은 기상청에 있고, 지방자치단체는 대피 및 행동요령 송출 권한만 갖고 있는데도 지난달 28일 지진 재난문자 훈련 도중 종로구청이 지진발생 문자를 발송한 사고가 일어나,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기관간 협의를 통해 역할을 명확히 했다. 실종경보는 2025년까지 실종문자 수신 전용 ‘앰버 채널’을 구축한다. ‘앰버 채널’이 구축되면 이용자들이 실종정보 문자 수신을 원할 경우에만 수신 설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