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live] 위기 속 부임한 김병수 감독, “단기간에 바뀌진 않을 것…선수들이 즐겁도록 하겠다”
[포포투=김환(화성)]
김병수 감독은 시간을 두고 팀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수원 삼성은 8일 오전 11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에서 김병수 감독 취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병수 감독은 지난 4일 수원에 부임했고, 어제(7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수원은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으며 K리그1에 잔류한 수원은 더 나은 시즌을 다짐했지만, 개막 이후 10경기 무승이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결국 수원은 지난달 이병근 감독을 경질했고, 최성용 대행 체제로 시즌을 진행하며 새 감독 찾기에 나섰다. 수원은 김병수 감독을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고 판단, 제8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 2021년 11월 강원FC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야인으로 지내던 김병수 감독은 1년 반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김병수 감독은 수원의 문제점 분석 및 솔루션 제시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사실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 두려운 상태일 것이다. 저희는 우선 그런 상황을 먼저 인지를 하고, 거기서부터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물론 팀이 단기간에 변화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부임 소감을 밝혔다.
[이하 김병수 감독 취임 기자회견 일문일답]
-부임 소감
사실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 두려운 상태일 것이다. 저희는 우선 그런 상황을 먼저 인지를 하고, 거기서부터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다. 물론 팀이 단기간에 변화하는 건 쉽지 않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외부에서 본 수원의 문제점
K리그는 굉장히 어려운 리그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고, 져도 이상하지 않은 타이트한 구조다. 여기서 이기고 지는 데에는 심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1경기에서 9골을 넣었고, 18실점을 했다는 건 팀의 균형이 깨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고 급진적으로 할 생각은 없다. 크게 변화를 주더라도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 기존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조금씩 변화를 모색하는 방법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병수볼’을 또 보여줄 것인지, 혹은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할 것인지
수원은 나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준비하면 기회를 엿볼 수 있겠지만, 지금 선수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우리가 스타일을 만들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공을 갖고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시작을 해봐야 아는 것이니, 시작한 이후에 방법을 모색하겠다.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 및 구체적인 전술
감독직을 수락하는 것은 힘들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해야 한다면 나도 그 도전을 피할 생각이 없었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칭찬보다는 욕을 많이 듣겠지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욕을 먹더라도 성장할 수 있다면 그 역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축구는 결국 그 팀의 선수 구성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다. 공격이나 수비를 하겠다는 개념보다는 선수 구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팀에 부상자들이 많아서 경기를 하기가 버거운 상태다. 지금은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수원에서 이루고 싶은 비전
미안한 말이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유스 시스템은 워낙 잘 돌아가고 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1군에 힘든 부분들을 정상화하는 일이다. 이게 내 임무다.
-코치진 구성 및 이유
코치진 구성이 굉장히 어려웠다. 가장 큰 걸림돌은 중도 부임이었다. 기존에 나와 합을 맞췄던 사람들을 섭외하기가 힘들었다. 그 외 사람들과 접촉해서 함께 하려고 했다. 하지만 수원 선수들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새 코치도 파악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을 파악하는 데에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수원을 잘 이해하는 사람을 수석코치로 세웠다. 지금은 뭘 해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내부적으로 아는 사람이 적합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주승진 코치는 계속 고사를 했다. 힘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었다. 다시 설득해서 받아들였다. 오장은 코치도 마찬가지다. 팀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내부에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었다. 선수들을 파악하고 시간을 고려한다면 그만한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다. 코치진을 꾸리기에는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 지금 구성한 코치진이 최선이다.
-어제 선수단을 만났을 때 이야기한 내용
선수들에게 특별히 잔소리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자라고 말했다. 또 어려운 시기에 반대하는 세력, 중도 세력, 적극적으로 임하는 세력으로 나뉘기 마련이고, 본인들이 선택한 쪽이 본인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여러분의 선택이 어떨지 궁금하다는 메시지를 줬다. 지금 어려운 상황이고, 축구를 잘하고 못하고는 두 번째 문제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 팀원들이 이기든 지든 함께 뭉쳐서 같이 기뻐하는 것이다. 부족하지만 그런 쪽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첫 훈련에서 들은 생각
훈련은 회복 훈련 10분 정도만 진행했다. 선수들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오늘 훈련을 진행하면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하고 싶은 선수 구단과 이야기를 나눴나
선수 보강을 하려면 내부적으로 선수들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있다. 취약한 부분을 판단하면 그 부분 보강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단과 깊게 대화하지는 않았지만,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임기 내 단기 목표, 장기 목표는
계약기간은 크게 의미가 없다. 우리는 힘든 상황에 있기 때문이 지금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면 계약 기간에 의미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올해 성장하는 것이다. 그 이후에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면 목표에 대한 답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적인 부분을 본 게 있나
.아직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엔 이르다. 팀에 오고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 선수들이 반드시 해낼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시간이 부족하지만 전북과 붙어야 하는데
아직도 준비 중이다. 지금 상황에서 뭔가를 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다.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쪽에 우리가 어떻게 지혜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본인에 대한 비판
사실이다. 사람 일은 모른다. 한 번 실패했다고 인생에서 낙오되는 건 아니다. 반대로 잘했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건 아니다. 뭐든지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사람 생각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는가.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나도 다 존중한다. 중요한 건 지금 열심히 하고, 내가 잘하는 것이다.
-전북전 이후 강원 원정을 떠난다
강원전까지 생각할 여유는 없다. 강원은 좋은 추억도 있고 나쁜 추억도 있다. 사실 가게 되면 이런저런 말이 나오겠지만, 평점심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단지 한 경기라는 생각으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수원 내 자리잡은 패배의식 해소 방법
기본적으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이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잘 이뤄진다면 선수들이 경기에 대해 조금 더 몰입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단번에 바뀌기는 힘들 것이다. 경기력이 단번에 바뀌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더 노력해서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동력을 얻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당장의 위기를 타파할 비책
비책이 있으면 좋겠다. 사실 내가 아는 상식 선에서 빠르게 변화되는 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 집중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분위기를 좋게 끌고 갈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결과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더 좋지 않을 결과가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뛰는 선수들이 즐거워야 한다. 여기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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