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만난 여야…與 “반컵의 물잔 채워져” 野 “과거사 사과 부족”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2023. 5. 8. 11: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오른쪽)과 총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면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일 정상 셔틀 외교를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방한 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한일의원연맹 소속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을 만났다.

8일 기시다 총리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일의원연맹 간부들과 50여 분간 면담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측 요청에 따라 오늘 자리가 마련됐다”고 면담 배경을 설명했다.

정 의원은 “(저는) 12년 만의 한일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복원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며 “한일 관계가 속도감 있게 정상화된 데 대해 무엇보다 양국 정상 용기와 결단이 큰 동력이 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한일 관계를 다시 복원하고, 경색 국면을 타개해 나가고, 양국의 상생 발전을 위한 국면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양국 정부와 관계없이 동시에 한일·일한의원연맹 차원의 의원 외교활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양국 관계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일·일한의원연맹 의원 교류 행사를 소개한 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년 만에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저는 한일 관계를 위해서 반 컵의 물잔이 빠르게 채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또 그런 일본의 성의 있는 노력을 좋게 평가하고, 특히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따뜻한 메시지도 매우 인상적이라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 계제 히로시마 한국인 위령비 참배를 제안하는 문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관련해 자국민들과 함께 한국인들의 건강과 안전 문제에 대해 반드시 약속하겠다는 정상회담에서의 약속 표현도 (높게) 평가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역대 정부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고 재확인하는 문제도 언급했다”며 “어쨌든 양국 관계 발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 윤호중 간사장을 면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윤호중 의원은 기시다 총리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고 시찰에 그치는 것이 아닌 한일 양국 전문가가 공동 검증하는 기회가 되게 노력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원전 오염수 관련해서는 해양 방류 외 기타 다양한 대안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2015년 아베 담화 시에 더 이상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아베 전 총리를 설득하던 당시 기시다 외상의 모습을 상기시켰다”며 “과거사 문제에 대해 김대중·오부치 정신에 따라 역사를 직시하고자 하는 양국 정상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사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에 진전이 있었냐는 질의에 “지난 도쿄 한일 정상회담과는 조금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기시다 총리가 아베 시대를 넘어 기시다 시대를 열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과거 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전날 기시다 총리가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관련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개인적으로 발언한 것에 대해선 “과거 일왕이 이야기했던 ‘통석의 염’보다는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아베 전 총리가 이야기한 ‘통석의 염’과 ‘회오’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날 면담에서 “한일뿐 아니라 한미일 안보 협력이 본격 논의되고 있는데, 러시아·중국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 대해서도 양국 간 갈등 사항을 안보문서에 게재하게 된 것에 대해 모순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며 “한국과 일본의 보다 원활한 안보협력을 위해서는 안보문서의 제·개정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