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시아 지원 중국 기업 제재”

EU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러시아에 무기 부품을 제공해 전쟁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추진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주 EU 회원국들이 무기에 사용되는 장비를 판매하는 중국 기업 7개를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제재 패키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재 대상 기업은 3HC 반도체와 킹 파이 테크놀로지 등 중국 본토에 있는 기업 2곳, 신노 일렉트로닉스, 시그마 테크놀로지, 아시아퍼시픽링크, 토단 인더스트리, 알파 트레이딩 인베스트먼트 등 홍콩 기업 5곳이다. 홍콩 기업들 중 2곳은 이미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에도 올라 있다고 FT는 전했다.

EU는 지금까지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직접 지원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중국을 겨냥하는 것을 피해왔다. 회원국들이 제재에 합의할 경우 EU와 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FT가 입수한 제재 초안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 군사 및 산업 단지가 사용하는 전자 부품의 핵심적인 역할을 고려할 때 전자 부품의 개발, 생산 및 공급에 관여하는 특정 러시아 법인뿐만 아니라 무역 제한 우회에 관여하는 제3국의 특정 기타 법인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EU 집행위는 컴퓨터 칩을 제조하는 3HC가 “수출 통제를 회피하고 러시아의 군사 및 방위 산업 기반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산 품목을 획득하거나 획득하려고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재무부 제재 대상이기도 한 킹 파이 테크놀로지는 순항 미사일 유도 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기술을 러시아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노는 제재 회피에 특화된 러시아 군수기업 라디오아브토마티카와 거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EU 집행위는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드론을 제공하고 판매하는 이란 기업들 일부에 대한 제재도 검토 중이라고 FT는 전했다. EU는 외교적 압력을 통해 제3국의 행위를 변화시킬 수 없을 경우 해당국에 대한 특정 제품의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EU는 또 유조선이 정당한 사유 없이 위치를 숨길 경우 EU 내 항구에 입항을 금지하는 내용도 논의할 예정이다. 제재 대상인 러시아 석유가 해상에서 밀거래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