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내가 현재 회사에 남아있는 이유 3가지

정양범 매경비즈 기자(jung.oungbum@mkinternet.com) 2023. 5. 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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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가라

학생에서 직장인이 되기 위해 여러 곳에 지원서를 낼 때, 이직하여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할 때, 출근을 하면 이렇게 하겠다는 각오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출근을 하면 좋은 점이 많은 회사이지만, 단점만 보인다. 담당하는 직무, 만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했던 기대와 차이가 있다. 실망이 실망으로 이어지고, 내가 이곳에 있어야 하는가 생각하게 한다.

멘토링을 하고 있는 멘티들에게 ‘왜 지금 다니는 회사에 남아있는가?’ 질문을 했다.

- 내 역량으로 이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기여할 부분이 있다.

- 회사의 비전에 공감한다

- 임직원들에게 많이 배우고 인간관계에 있어 만족도가 높다.

- 나의 향후 career path를 위해 남아있어야 한다.

- 이 회사에 있음으로써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 ‘한 번 바꿔보자’는 리더의 추진력과 신뢰

- 담당하는 직무에 대한 만족과 동기부여

- 함께 일하는 상사들이 저를 신뢰하고, 제 성과를 인정하는 모습에 일할 맛이 난다.

- 업무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 잘할수록 합리적인 보상이 따라온다

- 종업원을 소중히 여기고 해고 안하는 회사

- 근무환경이 좋고 복리후생이 좋다.

최고 수준의 학력을 보유한 사람들이 입사할 수 있는 초일류 기업의 연구소의 직원들에게 왜 지금 이 회사에 근무하냐 물으면 어떤 답변을 할까? 중요한 점은 근무 기간이 길면 길수록 현재 자신이 있는 직장, 하고 있는 직무, 만나는 임직원에게 긍정적 감정을 가지고, 꿈과 열정을 다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만난 과장과 부장이 공통적으로 말한 내용이 가슴에서 떠나지 않는다. “이곳에 입사하여 신입사원 입문교육 때 가진 마음가짐, 목표, 각오를 근무하면서 뛰어넘은 적이 없다.” 근무할수록 정체되지 않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초심으로 돌아가 꿈과 열정을 가지고 실행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회사에 남아있는 3가지

회사는 나에게 무슨 의미일까? 많은 직장인들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 가장 많을 것이다. 중소기업에 다녔던 딸이 “아빠는 대기업만 다녔으니 중소기업 직원들의 심정을 모른다. 그들은 그 달 벌어 그 달 다 쓴다. 월급이 나오지 않으면 생활이 안된다. 아빠의 말들은 그들에게 이상일 뿐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 듣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지금 내가 회사에 남아있는 이유가 생계 유지가 전부라면, 인정, 성장, 자아실현과 같은 한 자원 높은 가치를 이야기 한들 귀에 담기지 않을 것이다.

1980년대 직장 생활을 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왔고, 아직도 이런 생각이 남아있다. 이들에게는 회사는 생계 유지의 전부였다. 맞벌이 부부는 특수한 경우이고, 결혼을 하게 되면 퇴직을 하고 육아와 전업주부가 되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이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집 하나 마련하여 생활한 것은 회사에서 일하고 받은 급여가 전부였다.

지금 젊은이들이 회사에 남는 이유는 생계 수단도 물론 있겠지만, 성장과 자아실현이 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멘티들의 답변처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회사와 인류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 상사와 선배의 지도로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와 성취감을 느낀다. 직장 생활이 하나의 굴레가 되어 꼼짝할 수 없는 족쇄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닌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이루며 즐기며 일할 수 있는 곳이며 자신의 꿈이나 목표를 달성하는 곳이라는 생각에 회사에 남길 희망한다.

많은 초 우량 기업의 직원들이 좋은 기업의 조건으로 강조하는 가치 3가지가 혹시 회사에 남게 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의미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 정체되지 않는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 일하고 출근하는 즐거움이다. 여기에 한국의 직장인은 연봉과 복리후생을 항상 포함한다. 요즘 복리후생의 1순위는 워라밸이다. 생계유지가 직장 생활의 전부인 시대에 근무하던 전 세대의 선배들이 일의 자부심, 성장, 즐거움, 워라밸을 이야기하는 젊은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나는 지금 회사에 왜 남아 있는 것인가? 지금 회사와 구성원은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나는 회사와 구성원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고 있는가? 회사에 남기고 싶은 유산은 무엇인가? 회사에 남는 이유를 살피며 여러 생각의 즐거움에 빠져 본다.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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