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이진복 공천 등 얘기 全無, 모든 것 건다"…김기현은 "징계 기다린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5월3일 국회에서 의원실 유출 녹취록 파문, 후원금 의혹 관련 입장 발표 후 기자회견장을 나가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사진전 - 다시 경제다!'에서 박수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철규 사무총장, 윤재옥 원내대표, 김 대표.<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8일 자신의 공개발언, 의원실 녹취록 논란에 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심의를 앞두고 "단언컨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공천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한일관계 조치 옹호 요구설 등) 최고위원회 행보에 대해 제게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저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는 윤리위 회의가 열린다. 우선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국민들과 당원 동지들, 그리고 당에 부담과 누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이 지난 3·8 전당대회 당선 직후 의원실 보좌진과의 내부 회의에서 '직전 이진복 정무수석과의 면담에서 들었다'는 전제로 한, 일제 징용 배상 제3자 대위변제 결정 옹호와 총선 공천이 연계됐다는 취지의 이야기의 사실관계를 재차 부정한 것이다.

차기 총선 공천 여부에 불안해하는 보좌진을 달래기 위해 꺼낸 '과장된' 이야기였고 이 정무수석과 실제 논의 사실이 없다는 게 그동안 그의 설명이다. 이날은 "제 모든 것을 걸겠다"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태 최고위원은 "대통령의 방미성과와 한일정상회담 성과가 조명받아야 하는 지금 저와 관련된 논란이 계속돼 송구스럽다"며 "저는 우리 당과 지도부가 똘똘 뭉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우리 당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남로당 제주도당의 제주 4·3 무장폭동이 '북한 김일성 지시'로 벌어졌다는 역사 논쟁 연루 발언과,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돈봉투 살포 전당대회 의혹 관련 'Junk(쓰레기) Money(돈) Sex(성) 민주당'이란 글이 SNS에 게재돼 논란이 인 뒤 윤리위 심사를 자청했다.

이에 더해 김기현 당대표가 의원실 보좌진 녹취록 유출 보도 논란 병합심사를 요청해 윤리위에서 다루게 됐다. 그와 함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주관 예배에서 한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반대' 발언과 미국 출장 중 '전광훈 목사가 보수우파 천하통일' 발언으로 이날 징계심의를 받게 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제주 4·3 사건 정부 기념식과 관련, 국경일에 비해 4·3 기념일의 '격이 낮다'는 발언도 심의 대상이 됐다. 전 목사 관련 논란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김기현 대표를 '늑장 손절'을 이유로 비판하고 김 대표가 3·8 전대 과정에서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사실을 시인하는 일도 있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사진전 다시 경제다!' 사진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리위 결과 관련 "기대하고 있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언급을 했다. 김 대표 주변 등 당내 친윤(親윤석열)계 일각과 옛 유승민계 출신 인사들이 태 최고위원 중징계론을 언론에 띄운 상황이다.

김 대표는 두 최고위원 징계심의를 이유로 이날 월요 정례 최고위원회의도 열지 않았는데 "대변인이 공개적으로 다 설명해드렸지 않냐"며 "뭐 앵무새처럼(다시 말하느냐). 설명한 걸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대변인 전언 중 최고위 개최 시 징계 관련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내용에 관해선 "다른 질문 있으신가요"라고 답변을 회피했다.

그는 '주말 두 최고위원의 소명을 들었느냐'는 물음에도 "다른 말씀 있으신가요"라며 답변을 거부했고 '두 최고위원과 통화·연락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그런 사안에 대해서는 말씀 안 드리는 것이 (낫다), 개인적 문제가 있으니까"라고 했다. '자진사퇴를 설득했는지'에 대해서도 "제가 뭐 답변드리지 못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