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없이는 못 사요”...오를 일만 남았다는 분양가, 청약시장 미래는 [매부리레터]
‘국민평수’ 10억 분양가 속출
전문가들 “분양가 오를 일만 남았다”
무주택 실수요자들 내집마련 전략은
실제로 분양가는 올랐습니다. 8일 부동산R114가 청약홈에 공개된 아파트 청약 단지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원이었습니다. 작년 대비 11.7%(평균 1521만원) 올랐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보면 46%(1161만원)나 올랐습니다. 평형별로 보면 상승 체감이 더 큽니다. 전용 60㎡ 이하는 평당(3.3㎡당) 분양가가 2349만원으로 2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대비 21.2%(1938만원) , 2017년(1198만원)에 비해서는 96.1%나 급등했습니다. 두배 가까이 올랐다는 얘기입니다. 2017년에 5억원 하던 곳이 요즘은 10억원에 공급된다는 뜻입니다.
이러다보니 수도권 아파트는 국평 30평대 기준 ‘10억’이 ‘뉴 노멀’이 됐습니다. 최근 분양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전용84㎡는 분양가가 10억~12억원입니다. 8일 일반공급을 받는 광명자이더샵포레나 같은 평수 분양가가 10억원입니다. 불과 2~3년 전만해도 상상도 못하던 일입니다.
분양가 상승의 이유는 여럿입니다. 아파트 분양가는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사라지면서 분양가 ‘인하’ 효과도 없어졌습니다.
“인건비,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분양가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공사현장 가보면, 5년전 가격으로 원자재를 구할수 없다고 해요. 청약을 준비중이라면, 자금 여력이 되는 한에서 빨리 분양받으시는게 좋습니다.”(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그동안 집값은 뛰었지만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를 눌러서 분양가는 그나마 덜 오른거에요. 그래서 로또분양이 나온거고요. 그런데 이제 분양가상한제가 없어졌으니 분양가격은 시장가격따라 정상화될겁니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른다는 거지요. 분양가랑 주변 구축아파트랑 차이가 커서 시세차익이 10억씩 나던게 비정상적인 것이지요. 구축 아파트 시세가 평당 5000(만원)이면, 분양가도 그렇게 된다는 겁니다. 앞으로 신축 아파트는 자금력 있는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될겁니다.”(주택건설업계 15년차 A씨)
이제는 청약을 받으려고 해도 분양가가 너무 올라 자금 마련을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분양가가 2017년 대비 두배가까이 오르면서 이제는 ‘가점’이 문제가 아니라 ‘자금’이 장벽이 된 상황입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분양가는 우상향한다. 그런데 분양가가 계속 오른다면 내 자금력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금력이 되는 한도에서 청약을 받아야한다. 청약을 기다리기보다 여건이 된다면 먼저 받는게 낫다. 만약 자금이 안된다면 입지가 좋은 구축도 괜찮다. 신축 프리미엄은 인정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들어 분양가가 급등했기때문에 10년이내 준신축도 ‘좋은 대안’이 될수 있습니다. 고준석 대표는 “향후 짓는 아파트는 급등한 원자재 가격이 반영돼 더 비쌀것이다. 그렇다면 입지가 같다면 구축도 대안이 된다. 10년이내 준공 아파트라면 과거 공사비가 반영된 것이기때문에 ‘가성비’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했습니다.
분양가가 높아지면 미분양이 나게 되고 건설사는 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러나 박원갑 위원은 “수도권은 청약 규제를 다 풀어서 청약 가수요를 넓혔다. 전매까지 가능해져서 과거의 실수요자들만 참여하는 시장이 아니다. 그렇기때문에 요즘 수도권 분양은 거의 다 소화되는 것”이라면서 미분양으로 인한 분양가 인하를 기다리는 것은 신중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은 (공사비) 평당 700만원을 생각하는데 건설사는 1000(만원)은 받아야한다고 하니까 둘 사이의 차이가 너무 크다. 조합 입장에서도 공사비 500생각하고 재건축 준비했는데 평당 1000달라고 하면 수익이 안남는다. 건설사도 밑지고 장사할 수는 없다. 건설사도 원자재 상승 등으로 1000은 받아야하는데 조합은 700달라고 하니까 안하는 것 아니겠냐”고 했습니다. 결국 기존에 이미 재건축 사업이 진행돼 건설중인 사업장 아니고는 신규 정비 사업이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누적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국 8만6444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이 3만25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6% 감소했고, 지방은 같은 기간 5만6191가구로 19% 줄었습니다.
주택 착공 실적도 줄었습니다. 3월 누적 착공 실적은 전국 5만366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6.2% 감소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올해 3월까지 착공 물량이 6719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만가구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통상 착공 뒤 2~3년뒤, 인허가 뒤 5~6년뒤 아파트가 공급됩니다. 착공 및 인허가 실적 감소는 미래 주택 공급이 감소함을 의미합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집값 상승기에는 신축이 집값을 이끄는데 이러한 공급 부족은 신축 품귀 현상을 빚을 수 있다. 최근 분양하거나 분양 예정인 곳을 눈여겨 봐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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