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전국 최초 DMZ ‘민간인 고엽제 피해자’ 지원…일부주민 후유증

정부·미국, 1967~1971년 살포 인정
대성동 주민 일부 백혈병 등 후유증 호소

1967년 대성동 마을 전경. (국가기록원 제공) 2015.2.13/뉴스1 ⓒ News1 조희연 기자

(파주=뉴스1) 박대준 기자 = 경기 파주시는 전국 최초로 군인이 아닌 민간인 고엽제 피해자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파주시는 현재 대한민국의 유일한 DMZ 내 민간인 마을 대성동 주민들 중 상당수가 고엽제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주민들이 아무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지자체 최초 민간인 피해자 실태조사를 거쳐 ‘고엽제 민간인 피해자 지원 조례’ 제정 검토는 물론 관련법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 ‘고엽제후유의증 등 환자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피해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고엽제후유증환자’는 1964년 7월18일부터 1973년 3월23일 사이에 월남전에 참전해 고엽제 살포지역에서 복무했던 군인과 군무원, 1967년 10월9일부터 1972년 1월 31일 사이에 남방한계선 인접지역에서 복무했던 군인이나 군무원만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남방한계선 밑에서 실질적으로 고엽제 피해를 당했던 민간인은 제외된 상황이다.

고엽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대성동 마을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정전위원회가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조성한 ‘자유의 마을’로,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에 위치하며 주민 140여 명이 농사를 지어 생계를 꾸리고 있는 영농지역이다.

이 지역에 고엽제가 살포된 것은 1967년부터 1971년까지다. 실제 미국 보훈부는 해당 기간중 남방한계선 상 DMZ 일부지역에 고엽제를 살포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정부에서도 1993년 관계법령을 제정해 1967년 10월 9일부터 1972년 1월 31일 사이에 남방한계선 인접지역에서 복무한 군인과 군무원에 한해서만 피해지원을 해오고 있다.

이는 당시 고엽제 피해를 당했던 민간인을 제외한 조치로, 고엽제 피해 민간인은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됐다. 대성동 주민들은 그동안 백혈병, 심장질환, 말초신경병 등 고엽제 후유의증으로 사망하거나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음에도 정부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아무런 피해지원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김경일 파주시장은 “미국 보훈부와 정부에서 남방한계선 상 고엽제 대량살포 사실을 인정한 만큼 당시 농사를 지으며 생활했던 민간인들도 고엽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 대성동 마을 주민 상당수가 고엽제 후유의증으로 고통 받았다”며 “우선 대성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빠른 시일 내에 고엽제 노출 피해 실태조사를 벌이고 정부에서 피해보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파주시 자체 지원을 위한 관계조례 제정 검토는 물론 정부에 법령 개정을 건의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dj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