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강제징용 기시다 메시지 인상적"…윤호중 "과거사 직시해야"

정진석 "12년만 한일 정상간 셔틀 외교 복원 환영 뜻 전해"
윤호중 "한일간 원활한 안보협력 위해 안보문서 재개정 고려 요청"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오른쪽)과 총간사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면담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3.5.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노선웅 기자 =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은 8일 방한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놨다.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전날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간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을 약 50분간 만났다.

정 의원은 한일 외교 정상화에 대한 긍정 평가와 함께 강제노역 피해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메시지를 따뜻하다고 한 반면, 윤 의원은 기시다 총리에게 과거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12년 만에 한일 양국 정상간 셔틀 외교가 복원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며 "무엇보다 양국 정상의 용기와 결단이 큰 동력이 됐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정부와 관계 없이 한일의원연맹 차원의 의원 외교 활동이 매우 필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 양국 관계 발전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이번 주말 부산에서 한일의원연맹 간사 회동을 하고 조만간 합동의원 총회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만에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 일본의 성의 있는 노력에 대해서도 평가하고,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총리의 따뜻한 메시지도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기시다 총리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의 임기가 4년이나 남았고, 기시다 총리 내각도 안정적인 회복세에 있기 때문에 양국간 교류협력 확대를 강화하면서 경험을 축적하면 "양국 관계는 발전적인 선린 우호 관계로 전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말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기시다 총리에게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지지 및 G7 정상회담 기간 한국이 G8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면 윤 의원은 "2015년 아베 담화에서 '더이상 사과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담화에도 불구하고 과거 역사에 대해서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아베 총리를 설득하던 당시 기시다 외무상의 모습을 상기시키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역사를 직시하고자 하는 양국정상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한일 뿐 아니라 한미일 안보협력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일본 측이 가지고 있는 모순점에 대해 지적했다"며 "안보협력을 이야기하면서 러시아,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 대해 양국 간 갈등 사안을 안보 문서에 게제하게 된 모순점을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보다 원활한 안보협력을 위해서는 안보문서 재개정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서 한국 국민의 우려를 전달하고 기시다 총리가 한국에 후쿠시마 시찰단을 제안한데 대해 감사의 뜻을 보냈지만 그럼에도 시찰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일 양국 전문가들의 공동검증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며 "원전 오염수와 관려해서는 해양 방류 외에 다양한 대안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과 윤 의원은 과거사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에 진전이 있었냐는 질문에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했지만 윤 의원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어쨌든 빈 잔의 물컵이 채워지는 과정에 있다고 말씀 드렸다"며 "한두 번의 교차 방문으로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됐다고 보지는 않지만 기시다 총리의 결단으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직접 발신하는 모습 등 진정성을 느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도쿄 한일 정상회담 때와는 조금 달라졌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오늘 면담에서 "국민들은 기시다 총리에 대한 기대에도 아직 기시다 총리가 아베 시대를 넘어 기시다 시대를 열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과거 문제에 대한 보다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전날 기시다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가슴 아프다'는 표현을 한 것에 대해 "과거 (아키히토) 일왕이 이야기했던 '통석의 염'보다 미치지 못하고, 심지어 아베 전 총리가 이야기했던 '통석의 염'과 '회오'가 포함되지 않아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