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 지적장애 진단받은 아내…"여직원 나왔어?" 남편 의심

이은 기자 2023. 5. 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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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예고 영상


40년 만에 지적장애 진단을 받은 아내와 학교 폭력 피해로 상처받은 남편의 이야기가 공개된다.

8일 방송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여태껏 출연했던 부부들과 사뭇 다른 부부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난다.

결혼 7년 차인 부부의 문제는 아내가 남편을 계속해서 의심한다는 것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퇴근할 때까지 직장 앞에서 남편을 기다리거나, 영상통화를 걸어 주위에 여자가 있는지 보여 달라고 하며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다툼이 반복됐고, 결국 아내의 의심에 지친 남편이 사연을 신청했다고. 아내 또한 남편이 외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닌 걸 알면서도 왜 의심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예고 영상


공개된 일상 영상 속 부부는 같은 시간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을 배웅한 뒤 아침, 점심 식사를 모두 거른 채 침대에 누워 한참을 휴대폰만 바라본다.

평소에 남편과 같이 먹는 게 편하다는 이유로 남편과 먹는 저녁 식사 전까지 한 끼도 먹지 않는다는 아내는 남편 직장 맞은편의 한 무인카페를 찾는다.

이곳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오늘 여자 직원 나왔어?", "오빠 주위 왔다 갔다 (하면서) 보여줄 수 있어?"라며 심상치 않은 질문을 던졌고, 남편도 익숙한 듯 "여자가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아내는 남편의 직장에 여자 직원이 있다는 이유로 남편이 퇴근하기까지 4시간 이상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아내는 퇴근한 남편이 "나를 못 믿어서 그러는 거냐"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남편은 일하는 곳에 자꾸 찾아오는 아내 탓에 뜨거운 음식에 손을 델 정도로 심각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었다.

결국 남편은 아내에게 다시 "더 이상 직장에 찾아오지 말라"고 얘기하지만, 아내는 "찔리는 게 있으니까 오지 말라는 거잖아"라며 오히려 남편을 다그친다.

남편이 "내가 딴짓하는 거 봤냐"고 되묻자 아내는 곧장 "없지!"라고 답하면서도 "왜 남편을 의심하는지 모르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털어놓는다.

알고 보니 아내는 지금 남편과는 재혼으로, 전남편의 외도로 이혼하게 된 것이 큰 상처로 남았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아내의 사연을 들은 오은영 박사는 "아내가 현 남편을 의심하는 데는 물론 전남편의 외도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내가 가진 '불안'을 이해해야 한다"고 짚는다.

또한 "남편을 믿지만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므로 의부증이 아니며 아내 의심의 본질엔 버려져서 혼자 남게 될까 봐 두려운 '유기 불안'이 있다"고 진단한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예고 영상


그리고 다음 날 저녁, 지난밤 말다툼 때문인지 아내는 남편의 직장 앞으로 가지 않고 집 앞에서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린다.

아내는 남편이 갑자기 마중을 못 나오게 하는 게 슬펐다고 토로하며 돌연 남편이 마중을 못 나오게 하는 이유로 "창피스러운 것도 있잖아"라고 말한다.

아내가 자신을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1년 전 남편의 권유로 받은 장애 진단 검사에서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아내의 지적 장애 판정 고백에 출연진은 모두 깜짝 놀란다.

40년 동안 자신의 장애를 모르고 살았기에 아내에게 더 청천벽력 같았을 지적장애 판정. 검사를 2번이나 권유한 남편에게 아내는 "(남편 때문에) 장애 판정받은 거잖아. 차라리 이혼하자고 하든가"라며 원망의 말을 쏟아낸다.

남편은 장애는 창피한 게 아니라며 아내를 달래지만 아내는 남편을 향한 원망과 속상함 때문에 한참 눈물을 쏟는다.

아내의 지적장애 판정으로 남편도 심경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그는 "아내를 딸같이 키워야 합니다"라는 말을 듣고 "내가 과연 될까?"라며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부담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과거 건강 악화로 쓰러진 적이 있는 남편은 만약 자신이 또 쓰러지게 되면 아내에게 보호자가 없는 것이 염려된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장애 판정을 받으면 국가에서라도 아내를 보호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장애 진단 검사를 추진했다"며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한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예고 영상


그런가 하면 새벽까지 홀로 잠들지 못하고 '괜찮다, 잘 수 있다'를 되뇌는 남편의 사연도 공개된다.

남편은 학교 폭력 피해자로, 지독한 괴롭힘을 견뎌야 하는 학창 시절을 보냈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 때문에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덤덤하게 털어놓는 남편의 고백에 MC들은 물론 오은영 박사조차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한편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8일 밤 10시 30분 만나볼 수 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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