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어치 폭풍 쇼핑" 외국인, 현대차에 꽂힌 3가지 이유

오정은 기자 2023. 5. 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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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너무 좋은데..." (현대차 1분기 실적을 평가한 하나증권 리포트 제목)

외국인의 현대차 주식 '폭풍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무색한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면서 연초부터 뜨거운 외국인 매수가 계속된다.

현대차는 1분기 기아와 합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기며 글로벌 1위 토요타를 제쳤다. 호실적은 2분기를 넘어 연중 내내, 2024년~2025년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2차전지를 편애하던 외국인이 현대차로 돌아선 이유다.
1Q 영업이익 토요타 누른 현대차그룹, 2025년까지 쾌속질주
8일 오전 11시15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 현대차는 전일대비 2300원(1.15%) 오른 20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연초대비 30.8% 오른 주가다.

이날 현대차 우선주 주식들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현대차우와 현대차3우B가 각각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들은 보통주와 괴리율이 50% 이상 벌어지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는데 최근 본주와의 격차를 빠르게 따라잡는 흐름이다.

올해 1월1일부터 5월4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차 주식을 1조5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 1위에 해당된다. 외국인은 현대차 외에 기아(외국인 순매수 6위)도 4360억원 대량 사들였다.

먼저 강력한 실적이 외국인 러브콜을 부르고 있다.

현대차는 1분기 매출 37조7787억원, 영업이익 3조59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24.7%, 86.3% 오른 수치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대폭 상회한 것이다.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을 23% 웃돌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직전 최대실적이던 지난해 4분기 3조3500억원을 1분기만에 상회하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며 "경이로운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견조한 자동차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호적 환율로 2분기도 호실적이 당연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를 넘어 2023년 내내,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호실적을 전망하고 나섰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과수요 국면이 장기화되고 현대차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호실적은 2025년까지 지속되겠다"고 예상했다.
세계 3위 오른 현대차그룹, 2026년 글로벌 1위 노린다
장기적으로 외국인은 현대차그룹의 달라질 위상에 미리 베팅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판매량은 684.7만대로 전 세계 시장점유율 8.5%를 달성, 글로벌 3위 업체로 등극했다. 2020년 코로나19 창궐 이후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 판매량이 3년 연속 감소했지만 현대차는 '위기를 기회로' 유연한 대응력을 과시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2026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이 920만대로 성장하며 글로벌 1위 업체로 등극한다는 중장기 전망을 내놨다.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모습/사진=뉴스1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위기가 도래할 때마다 현대차그룹의 위상은 향상됐다"며 "이번 코로나19 위기 때는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약진하며 선진 시장 중심으로 중대형차를 판매하는 업체로 변신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2026년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920만대로 토요타를 누르고 글로벌 1위 업체로 올라설 전망"이라며 "현대차·기아의 자동차 대당 원가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기차 가격 경쟁 시대에 경쟁력이 더 돋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강화되는 주주환원정책도 외국인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3년간 매년 자사주의 1%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2분기부터 분기 배당도 실시하겠다고 했다.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현대차의 배당성향은 30%로, 토요타(30~35%)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본주와 괴리율이 큰 현대차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은 10%에 달해, 보통주보다 빠른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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